게으른 농부의 즐거움

도엽님 안녕하세요?
요즘 들녁이며 농장엔 온갖꽃들이 만발하여
틈만나면 농장에나가 개나리 매화꽃 명자꽃 수선화랑
대화도하고 입맞춤도하지만 봄농사를 시작하느라
열심히 남편을 거들어야 한답니다.
퇴비와 비료를 뿌리고 밭을갈아
상치며 아욱 취나물 대파씨도뿌리고
곧 심어야할 고추밭두룩도 만들어야하고
얼마전엔 감자도심고 고구마 모판도 만들었ㅆ어요.
하지만 요즘 금값인 시금치랑 쪽파랑 대파를뽑아서 다듬고
집에들어와 손질하고 데쳐서 조물조물 무치면
우리가족 보약밥상이 따로없지요.
그러다 종종 일하기 싫을때면 남편몰래
어등산 약수터도 올라갔다오고
이웃농장 선화씨랑 정심씨네 하우스에가서
한참동안 수다를 떨다오는데 물론 남편이 찾을까봐
전화기는 우리하우스에 놓고간답니다.
실컷놀다와서 남편눈치 살살보며
과일도 깎아주고 맛있는차한잔 끓여주면
어이없는 웃음으로 눈한번흘기고 대충 넘어가곤하죠
그렇게 꿀맛같은 땡땡이를 치면서
정성껏가꾼 채소가 자라는거보며
하루하루 건강하고 신나게 잘 지내야겠어요

김상진의 고향이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