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일본과의 관련성을 이유로 소외되고 있는 호남지역 고대 유적의 관리와 연구 실태에 대해 탐사보도 해드렸는데요.
직접 취재한 이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1)최근 경제 보복 등으로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일본이 호남 고대 유적을 역사왜곡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면서요?
- 네, 우선 일본에서 많이 발견되는 4~6세기의 고대 무덤 양식이 호남의 영산강 유역에서 14기 정도 발견됐는데요.
하지만 일본의 이 같은 한반도 남부 지배설은 상당한 오류가 있다는 게 한·일 주류 사학계의 시각인데요.
당시 한반도와 일본의 현격한 무기 기술 격차 때문입니다.
한반도는 철제 무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었던 반면, 일본은 여전히 청동기 시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때문에 최신 무기를 보유한 한반도 남부를 재래식 무기를 가진 일본이 군사적으로 지배했다는 건 말이 안 되겠죠.
Q2)또 해당 고분들을 발굴조사를 해봤더니, 일본 지배설을 반박할 증거들이 다수 나왔다면서요?
-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무덤에서 백제 관련 유물들이 다수 출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덤 주인이 백제 왕실에 복종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극히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자들이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한 게 아니라, 영산강 유역 세력의 적극적인 국제 교류 과정에서 일본식 무덤이 생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Q3)영산강 유역 유적들의 학술적 가치가 큰 것 같은데, 정작 관리와 연구는 잘 안되고 있다면서요?
-네 저희가 고분 14기를 살펴봤는데요. 절반 정도는 복원과 함께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6곳 밖에 없는 '구석기 국가사적' 중 하나인 순천 월평유적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문화재청의 허술한 관리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국가사적 지정 당시 문화재청은 안정적인 입지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유적지를 둘러싼 산의 가치를 인정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개발 제한구역으로 따로 설정하지 않은 탓에 5만㎡가 넘는 부지에 태양광 개발이 진행되며 훼손되고 있습니다.
Q4)이렇게 우리가 유적지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사이, 오히려 일본 학자들이 호남 지역 구석기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죠?
-네, 호남 구석기 유적에서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을 이어주는 동아시아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는데요.
반면, 우리나라에선 과거 임나일본부설을 비롯해 일본과의 프레임을 우려하는 분위기 때문에 그동안 연구도 부족했던 데다, 유적지 관리조차 잘 안 되고 있어 취재 내내 안타까운 생각이 컸습니다.
네, 제대로된 관리와 연구를 통해 호남 고대사가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이준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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