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바위와 돌의 특색 살린 정원 완성
신양호 작가 영입해 곳곳에 예술성 불어넣어
2020년 전남도 민간정원 제11호로 등재
신양호 작가 영입해 곳곳에 예술성 불어넣어
2020년 전남도 민간정원 제11호로 등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이후 세종시, 전남 담양군, 신안군, 전주시 등 전국에 정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정원은 국가 및 지방 정원과 민간정원을 합쳐 모두 150여 개에 달합니다.
바야흐로 '정원의 시대'라 할 만큼 다채로운 정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간정원의 경우, 특색 있는 정원이 아니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정원 조성
바우정원은 이름 그대로 바위와 돌의 특색을 살리되 자생하는 수목과 야생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꾸민 자연정원입니다.
빈 공간에는 돌담과 분수, 박물관과 미술관 등 탐방객을 위한 시설을 채워 넣어 자연미와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했습니다.
이처럼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바우정원 주인 안국현 씨는 긴 세월 동안 '느린 걸음'으로 한계단 한계단 쌓아올렸습니다.
먼저 스스로 안목을 갖추기 위해 조경,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5만평 정원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울러 건설회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적인 시공작업을 직접 담당했습니다.
또한 수익창출을 위해 임업인으로 등록해 고로쇠 수액, 고사리, 표고버섯, 두릅, 산채, 벌꿀 등을 채취해 판매함으로써 선순환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구상이 어느 정도 틀을 갖추게 되자 안국현 씨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원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광주광역시 대인시장과 남구 양림동에 상주하며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기획한 신양호 작가를 영입해 예술성을 불어넣었습니다.
정원 내 조형물과 동선은 물론 이정표 하나까지 모든 것들이 신양호 작가의 해석과 아이디어에 의해 작품이 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특히 '가족성당'으로 유명한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 돌과 물을 소재로 자연미를 부각시킨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영감을 빌리고자 했습니다.
◇ 바위 투성이 악산(惡山)을 명품 정원으로
그러면서 점차 바위 투성이 악산(惡山)이 명품 정원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그렇게 조성된 바우정원은 이끼정원, 고래눈물바우(옛 고려장 터), 노루잠자리(하늘정원), 비틀깡통, 수평계곡, 견우와 직녀다리, 편백숲 등 이야기와 자연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소가 됐습니다.
서울대 환경학부 조경학과 성종상 교수는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옛 정원의 기본 틀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한 정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기나긴 여정을 거쳐 바우정원은 2020년 2월 14일 전남도 민간정원 제11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안국현 씨는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시민의 쉼터'로서 최종적인 그림을 완성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 야외공연장, 캠핑장, 게스트하우스 등 사람이 모이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바우정원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현재 미술관은 국내·외 유명작가 600여 점의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박물관은 석물과 목제품 등 민예품 수 백점과 100여 점의 옛날 라디오, 가드닝 창고에는 가드닝에 사용된 도구와 자재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 올 봄 1만평 규모 야영장 개장 예정
또한 올 봄에는 1만평 규모 야영장을 개장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숲속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막바지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는 "35년 전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이곳에 들어왔는데, 죽을 때까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정원 만들기 작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편, 안 씨는 '돈은 어렵게 벌어서 뜻 있게 써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주 봉황 출신인 그는 고향 예술인들을 후원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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