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내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 간 전시
포스트코로나와 기후위기로 패러다임이 변화한 가운데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동시대의 예술을 선보입니다.
<도덕경>에서 차용한 주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을 통해 분열과 차이를 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전시 기획은 이숙영 예술감독이 이끕니다. 영국 테이트 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이숙경 예술감독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로 재직했으며, 2007년부터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4가지 소주제..전 지구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목소리에 주목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4가지 소주제로 구성됩니다.
'은은한 광륜(Luminous Halo)'은 광주정신이 세계 사회에서 어떻게 번지고 공명하는지를 조명합니다.
'조상의 목소리(Ancestral Voices)'는 전통을 재해석해 근대성에 도전하는 예술적 실천에 초점을 맞춥니다.
'일시적 주권(Transient Sovereignty)'은 후기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미술 사상을 토대로 이주·디아스포라같은 주제를 전개합니다.
'행성의 시간들(Planetary Times)'은 생태와 환경 문제를 전세계가 함께 풀어낼 수밖에 없는 '행성적 비전'으로 보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봅니다.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소주제들은 전 지구적인 이슈를 근대 식민주의와 서구 중심 사상이 아닌, 대안적 실천을 제안하는 목소리를 중심으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합니다.
작가들은 주류로 일컬어지는 사상, 국가, 민족과의 공통점뿐 아니라 고유성에 주목해 공존을 모색합니다.
-참여작가 80여 명..40여 명은 신작 및 신규 커넥션 선보여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참여 작가들의 각기 다른 미시적 역사와 경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토착민인 스카이 호핀카(Sky Hopinka)의 작업은 자신의 경험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재고할 수 있는 장소와 사람들을 다룹니다.
농인인 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은 소리의 사회적 차원, 특히 농인 사회의 소통 체계에 대한 관심에서 작품을 시작합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근현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관람객들을 맞습니다.
이들은 '광주 정신'의 지리적, 시간적 틀을 확장해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양한 관점으로 주목합니다.
장지아 작가는 일상의 삶을 지배하는 관습의 체계에 대한 전복을 시도하고, 오윤 작가는 목판화를 통해 산업화와 도시화 심화 전후 군부 독재와 소비주의를 비판적으로 담아냅니다.
전통을 현대와 유동적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이뤄집니다.
노에 마르티네스(Noe Martinez)는 작가 본인의 선조인 우아스테코(Huasteco) 커뮤니티의 조각적 형상을 첨고한 도자 작품을 선보이고, 압둘라예 코나테(Abdoulaye Konate)는 고대의 사냥용 겉옷, 수작업으로 염색한 면직물 등 고국 말리의 문화적 지표를 보편적 문제로 확장합니다.
연구와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도 선보입니다.
알리자 니센바움(Aliza Nisenbaum)은 광주의 놀이패 '신명'과 함께 극중 캐릭터를 초상화로 그려냅니다.
자국의 제국주의를 비판해 온 일본 고이즈미 메이로(Meiro Koizumi)는 광주 고려인마을을 방문한 뒤 디아스포라에 대한 영상작업을 하고 있고, 타렉 아투이(Tarek Atoui)는 도자 및 종이 장인들과 새로운 악기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다양한 세대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여성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고, 광주와 다소 동떨어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광주의 예술적, 문화적 뿌리와 잇닿아 있는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는 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그 가운데 40여 명 이상이 신규 커미션과 신작을 선보입니다.
작품 가운데 90% 이상은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구성됩니다.
-주전시관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건축·역사성 고려한 외부 전시도
주전시관으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이 사용됩니다.
전시 공간은 소주제별로 구획됩니다.
과거 층고가 높은 웅장한 전시실에서 시작했던 관람은 층고가 낮은 1층 5관에서 시작하는 동선으로 바뀝니다.
관람객들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다소 낯선 경험을 시작으로 전시를 감상하게 됩니다.
건축적·역사적 이유와 공간적 특성을 고려한 외부 전시도 함께 진행됩니다.
광주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유물을 재해석하는 김기라, 캔디스 린(Candice Lin) 등의 작업이 소개됩니다.
자연채광이 가능한 광주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는 이같은 채광을 통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이숙경 감독은 이외에도 외부전시관 1~2곳을 추가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웹사이트도 함께 운영됩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완성물로서의 비엔날레가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을 관람객과 함께 공유하는 비엔날레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내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 동안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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