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 '제132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

작성 : 2020-01-17 07:26:26

지역아동센터의 부당 운영과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탐사보도한 kbc 이준호, 장창건 기자가 방송기자연합회 지역방송취재부문 제132회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kbc의 보도는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감독 속에 부당하게 운영되고 있는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의 사례를 집중 점검하고 민감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고발해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의 제도 개선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ㅇ[‘지역아동센터’ 부당 운영 집중 점검 · 민감 정보 유출 연속보도] 방송원고

  2019. 09.02.~09.26. 보도

 

⓵[리포트_탐사]예산 줬더니, 유통기한 지난 음식 주고 식재료 빼돌려      

  (2019.09.02.)

 

【 앵커멘트 】

지금 제 뒤로 보이는 시설은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방과 후 급식과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입니다. 과거엔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맞벌이 가정 자녀 등 누구나 이용이 가능합니다. 

 

전국적으로 10만 명이 이용하고 있는데 전체 지역아동센터 수는 4,100여 곳에 달합니다. 대부분 개인 신고 시설인데요. 센터 1곳당,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남짓한 정부 보조금을 지원 받고 있습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시설들이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kbc는 오늘부터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사례를 집중적으로 고발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순서는 급식 운영 실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광주 서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지난 달 아이들에게 배급한 간식 음료입니다.

 

영상이 찍힌 날짜와 비교해보니, 유통기한이 18일이나 지났습니다.

 

비슷한 시기 촬영된 또 다른 간식.

 

유통기한이 9일 지난 초코우유가 배급됐습니다.

 

▶ 싱크 : ▲▲지역아동센터 직원

-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힌 게 여기에서 준 거 맞습니까?] 네 그거 애들 다 줬어요. (외부) 후원으로 (물품들이) 왔어요"

 

급식으로 쓰인 식재료들은 어떨까.

 

지난 달 21일 촬영된 영상.

 

만두의 유통기한이 보름 넘게 지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초와 물엿은 이보다 더 심각합니다.

 

각각 반년과 7개월 지났습니다.

 

▶ 인터뷰 : 정복미 / 전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아동들은 어리기 때문에 올바른 식품 선택이나 판단을 잘 못 하잖아요. 유통기한이 너무 지난 (식품을) 먹으면 곰팡이 독소로 인해 간에 손상을 입히게 되고.."

 

아이들 건강에 우려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면서도, 급식 식재료까지 사적으로 빼돌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센터 시설장이 취재진에게 보여준 지난 달 급식과 간식 식재료 구매 영수증.

 

아이들이 실제 먹은 급식과 조리 과정 그리고 간식 자료 등을 입수해 영수증과 하나하나 대조해봤습니다.

 

구매한 물품 상당수는 아이들에게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 싱크 : ▲▲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아동센터 급여가 그렇게 높지 않아요. 사실은 제가 다른 사람들 사주는 경우도 있고 친인척을 사주고 그랬죠"

 

급식 인원을 허위로 부풀려 정부보조금을 부당하게 타내려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시설 운영일지.

 

1학년 등 일부를 제외한 아동들이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무료 캠프에 갔다고 나와 있습니다.

 

당시 스무 명 내외의 인원은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점심을 먹었습니다.

 

▶ 싱크 : 국립 장성숲체원 관계자

- "저희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오는 경우는 지원사업(으로) 하는 거잖아요. 식사하시고 프로그램하는 것까지 (지원비에) 포함이 되어있어요"

 

하지만 서류엔 캠프에 간 학생들까지 전부 센터에서 급식을 먹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급식 인원수를 조작해 정부보조금을 허위로 타내려 한 겁니다.

 

▶ 싱크 : ▲▲지역아동센터 직원

- "(급식 인원을) 34명으로 했어요. 다 알고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거든요?"

 

2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인근 지역아동센터의 상황도 판에 박힌듯 같았습니다.

 

같은 캠프에서 귀가한 날, 저녁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24명의 급식비가 청구됐습니다.

 

▶ 싱크 : ●●지역아동센터 직원

- "아 먹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걸린다면 내놓겠습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급식비 허위 청구를 비롯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취재가 시작되자 관할 자치단체는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⓶[리포트_탐사] 아이들 쓰라고 기부했더니..사적으로 사용 (2019.09.03.)

 

【 앵커멘트 】

전국 10만 명의 아이들이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의 부당 운영 사례들을 집중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탐사보도, 두 번째 순서는 후원금. 즉 기부금의 부당 사용 실태입니다.

 

지난해 전국 4,100여 곳의 지역아동센터는 개인과 기업 등으로부터 한 곳당 평균 1,800만원에 가까운 후원금을 받았는데요.

 

아이들한테 쓰라고 십시일반 모은 이 돈. 과연 잘 쓰이고 있을까요?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공시된 한 지역아동센터의 후원금 사용 내역서입니다.

 

지난 2017년 8월, 버스대절료로 99만원을 썼다고 나와있습니다.

 

목적에 맞게 후원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취재진이 추적했습니다.

 

당시 해당 지역아동센터에서 버스를 빌린 이유는 당일치기 견학.

 

목적지는 35km 떨어졌는데, 지역아동센터가 이용한 업체에 같은 조건으로 견적을 의뢰해봤습니다.

 

업체가 제시한 금액은 50만원. 

 

센터가 작성한 후원금 지출 금액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 싱크 : 버스업체 관계자

- "(화순 왕복으로) 하루 빌리시는데 99만원이요? 저희가 보통 광주에서 서울을 갈 때 45인승 우등버스가 거의 90~95만원 나오거든요"

 

당시 과도한 금액이 책정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센터의 후원금 지출 증빙서류철까지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버스 대절료와 관련된 어떠한 자료도 첨부돼 있지 않았습니다.

 

사회복지사업법에서는 후원금을 사용하고 증빙을 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용된 후원금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준 승합차량의 주유내역.

 

지난 2017년 한해 동안 후원금으로 90만원을 지출했다고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영수증조차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센터에 찾아가 증빙서류 없이 후원금을 쓴 이유를 수차례 찾아가 물었지만 시설장은 잘 모르겠단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 싱크 : ㅇㅇ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제가 (작성)했죠. 저도 왜 이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사실 기억을 못하겠네요.."

 

후원금이 사적인 용도로 부당 집행된 사례도 있습니다.

 

광주 북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의 후원금 사용 내역서.

 

지난해 기준, 한 달 평균 5만 3천원이 넘는 휴대폰 요금이 후원금으로 지출됐습니다.

 

센터에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간판을 비롯해 시설 팜플렛 등 어디에도 시설 휴대폰 번호는 없습니다.

 

▶ 싱크 : ◇◇지역아동센터 직원

- "[혹시 여기 시설 핸드폰 있어요?] 아 핸드폰 (유선)전화만 있고 핸드폰은 제가 잘 모르겠어요. 시설 핸드폰은 직접 저희가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에요"

 

센터에 상시 비치된 이동전화가 아닌 시설장 개인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핸드폰 요금이 후원금으로 지출된 겁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센터 시설장은 더 이상 후원금을 사용해, 개인 휴대폰 요금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 싱크 : ◇◇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제가요 제 명의로 다 돌렸고요. 제 계좌에서 빠져나가게 돌렸고요. 앞으로도 그냥 제 것에서 다 할게요"

 

아이들을 위해 기부한 돈이 허술한 관리 속에 줄줄 새고 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⓷[스트레이트]광주시의회, 지역아동센터 '부당 운영' 개선 회의 열어 

(2019.09.03.)

 

광주시의회가 지역아동센터의 부당 운영 개선을 위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김광란 의원은 5개 구청 담당자들과 함께 kbc의 보도를 통해 드러난 지역아동센터의 급식비 부당 청구와 식재료 유용 등의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관리 점검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⓸[리포트_탐사] 겸직금지 위반 의혹·인건비 착복 정황 (2019.09.04.)

 

【 앵커멘트 】

지역아동센터의 급식 과정과 후원금 지출에서의 부당 운영 사례 연속보도 해드렸는데요. 

 

탐사보도 세 번째 순서에서는 일부 지역아동센터의 편법적인 인력 운영 사례를 고발하겠습니다.

 

센터의 시설장이 근무시간 중 버젓이 판매시설에서 영업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직원 인건비를 착복한 정황이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대형 판매시설에서 손님에게 노트북 등을 팔고 있는 이 남성.

 

지난 2015년 설립된 한 지역아동센터의 시설장입니다.

 

해당 시설장의 근무 실태를 취재진이 일주일 동안 관찰해봤습니다.

 

판매시설 휴무일을 제외하고 지난 달 23일부터 단 하루만 빼고, 센터 근무시간 중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의 시설장이 영리업무에 해당하는 겸직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 싱크 : ㅁㅁ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그냥 내세요. 이 상태 그대로 그냥. 잘못된 건 인정하거든요? 다 파악하신대로 물어보지 마시고 내시고 그냥 내시고요"

 

다른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종사자의 인건비를 착복한 정황이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당 센터 시설장이 종사자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계좌로 인건비의 절반을 입금하라고 보냈습니다.

 

▶ 싱크 : 00지역아동센터 종사자

- "시간도 절반만 일하고 월급도 그렇게 나오니까 자기한테 주라고.."

 

종사자의 근무시간을 정부에 허위로 신고하고 인건비를 시설장 개인 계좌로 빼돌릴 경우, 보조금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지침에서는 근로시간의 이면 계약을 체결하고 인건비를 돌려받은 경우, 보조금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아동센터 시설장에게 종사자의 근무시간을 무단으로 조정하고 인건비를 개인 계좌로 받았는지 직접 찾아가 물었습니다.

 

시설장은 취재진에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 싱크 : 00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제가 사실 기억을 못 하겠네요. 이거 방송에 내실 거예요?"

 

관할 자치단체는 인건비 착복 의혹과 관련해 해당 센터 운영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⓹[리포트_탐사] 지역아동센터 '민감 개인정보', 인터넷서 버젓이 (2019.09.05.)

 

【 앵커멘트 】

정부 예산을 지원 받고 시설을 부당하게 운영하고 있는 일부 지역아동센터의 사례, 저희가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탐사보도 네 번째 순서는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아이들의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고발하겠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정보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전국 지역아동센터의 예·결산 공시 자료를 시민 누구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남의 한 지역아동센터의 자료를 열어봤습니다.

 

취재진이 모자이크 처리한 괄호 안에는 한부모 가정 아이의 이름 석자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광주의 지역아동센터 자료도 살펴봤습니다.

 

취약계층 자녀의 집에 냉장고를 지원해준 사실이 이름과 함께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인터넷에 공시된 2018년도 광주 지역아동센터의 자료를 취재진이 전수 조사해봤습니다.

 

결산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212곳 중 19곳에서 아이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된 걸 취재진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의료 기록부터, 무료 교복을 지원받은 여고생의 이름까지 사례도 다양했습니다. 

 

▶ 싱크 : 개인정보 유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 "실명이 올라가 버렸었네요 처리를 했어야 했는데.."

 

서울과 부산, 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들의 개인정보 노출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생리대를 지원받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의 이름까지 적혀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지침에서 아이들의 개인정보 유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김경은 / 변호사

- "동의 없이 개인정보 처리자인 기관이 이걸 유출했다면 개인정보법 위반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도 있는 사안으로 보여집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아이들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어른들의 허술한 관리 속에 노출되며 인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⓺[기자수첩] 지역아동센터 '부당 운영 실태' 고발보도 (2019.09.09.)

 

【 앵커멘트 】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전국 10만 명의 아이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실태에 대해 보도해드렸는데요. 직접 취재한 이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1)이준호 기자, 지역아동센터의 운영 실태에 대한 취재를 해오고 있는데, 먼저 지역아동센터가 어떤 곳인 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네, 우선 전국 지역아동센터 수는 4100여 개에 이르는데요.

 

대부분 한 곳 당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남짓한 정부보조금을 받아 아이들에게 무료 급식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이번 탐사보도는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 예산이 잘 집행되고 있는지 또 줄줄 새고 있진 않은지 전반적인 운영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Q2) 아이들에게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음식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던데, 어떻게 된 건가요?

 

-네 해당 센터의 식재료 상당수는 후원 받은 물품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런 후원 물품들이 대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거나 심지어는 유통기한이 이미 지난 상태로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방송에서 미처 다 보여드리지 못한 음식 사진과 영상이 많은데요. 

 

색이 바란 콩나물 그리고 싹이 한참 자란 감자로 만든 음식이 급식에 제공되거나, 2년 전에 제조돼 냉동 보관된 커피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폐기처분 해야 하는 음식들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었던 겁니다. 

 

 

Q3)네 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이 업무 시간 중에 근무지를 이탈해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죠?

 

-네 지역아동센터 시설장들은 정부보조금으로 매달 2백만 원 상당의 인건비를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으로 관리되며 겸직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받고 있는데요.

 

한 시설장이 근무 시간 중 대형 판매시설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라고 국민 세금으로 인건비 주고 있는데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또 개인 휴대전화 요금을 후원금, 즉 기부금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직원 인건비를 부풀려 청구한 뒤 되돌려 받는 정황 등 전반적인 부당 운영 사례들이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Q4)아이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여과없이 노출되고 있다면서요?

 

-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공공인터넷 사이트에서 아이들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습니다.

 

전국의 각 지역아동센터에서 작성한 공시 자료를 이 사이트에서 시민 누구나 열어볼 수 있는데요. 저소득층, 한 부모 가정 아이의 이름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수 쓰여 있습니다.

 

센터 이름과 아이의 이름이 동시에 나와 있어 누군지 특정이 가능한데요.

 

아이의 친구와 지인들이 이런 정보를 찾아 해당 아동을 놀릴 가능성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전국 4100여 개에 달하는 지역아동센터 상당수에서 이런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탐사보도는 이번 주에도 계속되는데요. 지역아동센터의 불법 운영 실태 추가 보도와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 실태 등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준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⓻[스트레이트] 광주시의회, '지역아동센터 특별 감사' 촉구 (2019.09.09.)

 

광주시의회가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특별 감사에 나설 것을 광주시와 5개 구청에 촉구했습니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최근 kbc의 탐사보도를 통해 드러난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특별 감사반을 구성하라고 입장문을 통해 광주시와 5개 구청에 요구했습니다.

 

또 공익제보센터 운영을 제안하며, 광주시에 지도·점검을 강화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⓼[리포트_탐사] 개인통장 사용, 학부모 돈 받고 '회계 누락' (2019.09.10.)

 

【 앵커멘트 】

아이들에게 무료 교육과 급식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의 부당 운영 사례를 고발하는 연속보도 계속해서 이어가겠습니다.

 

다섯 번째 순서는 학부모에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비를 걷어 돈을 챙긴 한 지역아동센터의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40명 내외의 아이들이 이용하는 한 지역아동센터의 시설장이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매월 회비 2만원을 자신의 이름이 적힌 개인계좌에 입금하라고 적혀있습니다.

 

▶ 싱크 : 시설 아동 학부모 A씨

- "센터장님이 월 회비 2만 원 입금하라고 해서 입금했는데 계좌번호가 시설계좌가 아니고 개인계좌이더라고요"

 

▶ 싱크 : 시설 아동 학부모 B씨

- "내라고 하니까 그냥 자동이체해서 (매달) 2만 원씩 내고 또 방학 때는 책값이라고 해서 (추가로) 걷어갔거든요"

 

개인계좌로 회비를 받는 게 규정상 가능한 지 보건복지부의 운영지침을 찾아봤습니다.

 

지역아동센터들이 회비를 비롯한 이용료를 받을 경우, 개인계좌가 아닌 시설 통장을 사용하고 관할자치단체에 보고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은미 / 지역아동센터 광주지원단

- "이용료도 센터 수입으로 보기 때문에 개인 통장으로 받을 순 없고 반드시 지역아동센터 명의로 된 통장으로 받아서 국고보조금하고 똑같이 회계처리가 되어야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센터 시설장은 개인 계좌로 학부모들에게 회비를 받으면서, 사업정산서에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해당 지역아동센터가 관할구청에 제출한 지난 2년 동안의 사업정산서.

 

학부모들에게서 걷어 들인 '월 회비' 명목의 입금 내역은 누락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센터 시설장에게 개인 계좌로 회비를 받은 이유와 입금된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물었습니다.

 

어렵게 연결한 전화 통화에서 시설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짧은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싱크 : ㅇㅇ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농협 xxx-xx (통장 번호) 그거 혹시 개인계좌 맞나요?] 모르겠습니다 [(월 회비를) 학부모들에게 받았던 거 맞나요?] 저 잘 모르겠습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해당 시설장은 관할 구청에 센터 사업비 부당 운영 등의 내용이 담긴 진술서를 제출하고, 현재 센터에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⓽[리포트_탐사] 허술한 관리, 지역아동센터 부당 운영 부추겨 (2019.09.14.)

 

【 앵커멘트 】

저희가 연속보도 해드리고 있는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실태 뒤에는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있었습니다.

 

제대로 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이 후원금 부당 집행이나 아이들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돼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지역아동센터가 인터넷에 공시한 지난 2017년의 후원금 지출 내역서입니다.

 

개인과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 받은 4천만 원 가까운 돈을 센터 운영 등을 위해 모두 357회에 걸쳐 썼다고 나와 있습니다.

 

지출에 대한 증빙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해당 지역아동센터가 광주 서구청에 보고한 정산서 일부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하반기 지출 내역 174개 중 절반 넘는 항목의 천여 만 원은 영수증 등 관련 증빙자료가 첨부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서구청 관계자

- "내부 (고발자가) 다 알려주면 그걸 우리가 확인해볼 텐데 전수조사를 아무리 해도 한계가 있는 거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허술한 관리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광주 북구의 한 지역아동센터가 관할구청에 보고한 후원금 사용 내역서.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후원금을 사용해 센터 시설장의 개인 휴대전화 요금을 납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은 지난 3년 동안의 점검에서 한 차례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행정기관의 부실한 관리 속에 센터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할 후원금이 줄줄 샌 겁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북구청 관계자

- "다른 지역에 비해서 센터 수가 2배나 2.5배로 상당히 많습니다. 이 많은 센터를 한정된 시간 안에 정기 점검을 해야 하는 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시민 누구나 내려 받아 볼 수 있는 전국 지역아동센터들의 예·결산 자료.

 

한부모 가정 아이의 이름과 같은 센터 아동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지적한 kbc의 보도 이후, 보건복지부 등은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현재 해당 사이트에서 기관 아이디로 접속하면 볼 수 있는 공지 창입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결산 공시자료를 내리거나 수정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 싱크 :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

- "저희도 방송 나간 걸 봤어요. 지금 (개인정보가) 나간 부분에 대해서 수정하게끔 요청을 한 상태이고요"

 

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도 전국의 각 센터들에게 kbc 보도 영상을 첨부한 긴급공지 메일을 보내고,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요청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⓾[리포트_탐사] 지역아동센터 '제도 개혁' 시급 (2019.09.15.)

 

【 앵커멘트 】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실태 뒤에는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감독 문제가 있었는데요.

 

탐사보도 7번째 시간은 지역아동센터들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 짚어봤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종사자 인건비 착복 의혹 등이 제기된 광주의 한 지역아동센터입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시설의 운영 개선을 논의해야 하는 운영위원회 회의가 올해 한 차례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 싱크 : ㅇㅇ지역아동센터 시설장

- "아까 기자님 간 다음에 제가 확인을 했거든요. 근데 안 되어있더라고요. [작년에는요?] 작년엔 다 되어있습니다"

 

시설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외부 인사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 회의를 적극적으로 열도록 권장하는 유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 인터뷰 : 박종민 / 복지공감플러스 대표

- "지차체가 운영위원회에서 나오는 건의라든가 심의 내용들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가점을 부여한다든가 이런 문제도 한 번 따져봐야 할 거 같고.."

 

급식 인원수 조작을 비롯한 정부보조금 허위 청구를 막을 시스템 개선도 요구됩니다. 

 

▶ 인터뷰 : 김만수 / 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인권이 문제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잠깐의 출입 정도 들어가고 나가는 것들만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동으로 집계된다든가 하면 그런 문제는 굳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 정치권은 지역아동센터 관련 조례안 제정을 통한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 인터뷰 : 박미정 / 광주광역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 "저희 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에서는 세금 집행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사후관리 시스템까지 도입하는 조례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사회복지시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운영보조금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 인터뷰 : 최도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 "운영비가 부족해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비를 줄여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운영비 현실화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전국 10만 명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역아동센터의 제도 개혁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⑪[스트레이트] 광주 시민단체, 지역아동센터 제도·구조 개선 촉구 

(2019.09.20.)

 

광주 시민단체가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혁을 광주시와 광주시의회에 촉구했습니다.

 

광주복지공감플러스는 최근 kbc의 탐사보도에서 드러난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광주시가 시설 전수조사에 나서고 전체 사회복지시설을 지도ㆍ점검할 전담부서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대부분 개인신고 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을 강화할 조례안 제정을 광주시의회에 요구했습니다.

 

 

 

⑫[스트레이트] 개인정보위, 복지부에 '민감 개인정보 유출' 개선 권고

 (2019.09.25.)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kbc 탐사보도를 통해 드러난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정보시스템의 민감 개인정보 유출 실태에 대해 복지부에 자료 삭제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정보시스템은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한 전국 복지시설의 예·결산 공시 자료 등을 시민 누구나 내려 받아 열람할 수 있습니다.

 

 

 

⑬[스트레이트] 광주지역아동센터연합회, 자정 노력 결의 (2019.09.26.)

 

광주 지역아동센터 단체가 시설의 불법적인 운영을 근절하기 위한 자정 노력을 다짐했습니다.

 

광주광역시 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자정 결의문을 내고 3백여 명 회원들의 올바른 직무수행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지역아동센터 법규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지역아동센터들의 부당 운영 실태를 고발한 kbc 탐사보도 이후, 광주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는 재발 방지책 마련을 각 시설과 광주시 등에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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