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88년 지금의 경찰청인 치안본부의 먼지 쌓인 캐비닛에서 자그마치 6264개의 카드가 발견됩니다.
#2.
카드에는 사진과 함께 이름, 직업, 생일 그리고 출신지, 가족관계 등 신상이 기록돼 있었는데요.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는 물론 농업종사자, 기자 등 직업도 다양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검거나 죄명에 관한 사실도 적혀있었다는 겁니다.
#3.
1910년 ~ 1940년대에 일제 경찰과 서대문 형무소 등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카드의 정체는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인데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감시 대상으로 삼은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 4858명의 신상을 담은 카드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체포를 위한 수배 목적이었던 거죠.
#4.
독립협회와 신민회 등에서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펼쳤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카드는 무려 4장이나 되는데요.
우리가 알던 말끔한 모습과 달리 심한 고문을 당했는지 갈수록 수척한 모습인데, 죄명은 천황통치체제를 부정한 치안유지법 위반이었습니다.
#5.
백범 김구의 지시를 받고 중국 훙커우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 윤봉길 의사도 감시대상 인물카드에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윤 의사가 사망한 뒤 작성돼 생년월일과 본적지 등 기본 사항만 간략히 적혀 있습니다.
#6.
아우내 장터 시위를 주도한 유관순 열사는 징역 3년에 죄명은 보안법 위반인데요.
당시 나이는 17살, 직업은 정동여자고등보통학교 생도였습니다.
#7.
서슬퍼런 눈의 사진 속 인물은 3.1 독립 선언을 이끌고 만세삼창을 외친 뒤 경찰에 체포된 만해 한용운 선생입니다.
3년의 옥고를 치르고 출소한 뒤 <님의 침묵>으로 저항문학에 앞장선 그는 치안유지법과 보안법 위반으로 감시당했습니다.
#8.
의열단원 정이소의 카드에는 초기 의열단원들을 담은 유일한 사진이 있는데요.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의 모습도 있습니다.
이 카드들은 일제강점기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조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9.
지금의 자유가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단순히 빨간 날이 아니라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지 73년째 되는 광복절입니다.
지금까지 카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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