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히말라야에서 실종됐던 고(故) 김홍빈 대장의 수색 비용을 광주시산악연맹이 부담해야 한다고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전액을 내야 한다며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주시산악연맹은 정부가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대원 5명의 이송 비용 전부를 연맹에 지우려고 항소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72단독 류일건 판사는 정부가 광주시 산악연맹과 대원 5명을 상대로 낸 구조 비용 등 청구 소송에서 김 대장에 대한 수색 비용 2천500만원 100%를 연맹이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원 5명의 구조 비용 4천500만원은 대원들이 25%, 정부가 75%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열 손가락 없는 등반가' 김 대장은 2021년 7월 장애인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실종됐습니다.
외교부는 파키스탄 정부에 구조 헬기를 요청해 3차례 띄웠지만 김 대장을 찾지 못했습니다.
외교부는 1년 뒤 헬기 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영사조력법에 따르면 재외국민은 자신의 생명·신체·재산 보호에 드는 부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다만 사건·사고에 처해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울 때는 국가가 부담할 수 있고 위급 상황에 놓여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할 이동 수단이 없는 경우에는 국가가 대신 지급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제반 상황에 비춰 보면 정부와 연맹이 지급보증 약정을 하되, 김홍빈의 수색·구조 비용으로 특정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연맹은 공익 목적 등반이었고 비용 보증 역시 책임자가 아닌 실무자가 급박한 상황에서 한 말이므로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 상대 소송 부담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항소장을 제출하자 "정부가 판단해 띄운 헬기 비용까지 다 부담하라니 너무한 것 아니냐"고 당혹스러워했습니다.
피길연 광주시 산악연맹 회장은 "만약 우리가 헬기 비용을 낼 수 없다고 했으면 외교부는 어떻게 했을지 묻고 싶다"며 "당시 베이스캠프에서 스카루드까지 도보 하산이 불가능한 상태도 아니었고 대원들이 요구한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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