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작가 김하윤이 오는 21일까지 전북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 《모험담 冒險談》을 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한국화(채색화)를 기반으로 작업해 온 작가가 판화라는 새로운 매체로 확장해 선보이는 자리로, 약 30여 점의 신작과 근래 작업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시 제목 '모험담(冒險談)'은 '험함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뜻합니다.
작가에게 모험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흔들림·두려움·기대와 같은 감정들을 받아들이며 하루를 건너가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내면의 사유는 나뭇가지, 덩굴, 열매 등 자연의 이미지로 은유화되어 화면 속에 자리해 왔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마주한 감흥과 결실, 성찰의 순간들은 '열매'의 형상으로 시각화되며, 자연의 섭리 속에서 삶의 의미를 어떻게 발견하고 보존하는지를 질문합니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수성(水性)목판화가 있습니다.
수성 안료를 직접 조색해 판 위에 올리고, 습을 머금은 한지 위에 손으로 압력을 가해 찍어내는 전통적 인쇄 방식으로, 번짐·어긋남·나뭇결의 흔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매 인쇄 과정에서 농도와 수분, 안료의 자리 이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한 판에서도 서로 다른 표정이 나타나는 단일성이 두드러집니다.

작가는 이러한 우연성을 회화의 서정성과 결합해 새로운 조형 실험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김하윤은 2017년부터 '느린 꽃놀이' 연작을 이어오며, 나무늘보라는 자아적 상징을 통해 삶을 '길 위의 여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주로 한국화(채색화)로 표현되었던 자연의 이미지와 내면적 서사는 이번 전시에서 수성목판화의 물성과 감각으로 다시 변주됩니다.
또한 2022년부터 병행해 온 동판화 작업(에칭, 메조틴트)도 함께 소개되어, 회화에서 판화로 이어지는 작가의 조형적 확장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자연으로부터의 감흥을 내면화하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은 결국 나의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이며, 그 작은 흔적들이 누군가의 또 다른 모험담과 자연스레 닿을 수 있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하윤은 전북대를 졸업했으며 2017년 첫 개인전 이후 《울퉁불퉁 간다》(2022), 《징검_가지》(2024)를 포함해 6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단체전 60여 회에 참여하며 작업 세계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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