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화재 재현될 뻔 '피해망상 연쇄방화범' 사회안전망 허술

작성 : 2022-04-22 17:11:18

【 앵커멘트 】
지난달 강릉과 동해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대형 화재는 피해망상에 빠진 방화범의 소행으로 드러났는데요.

전남에서도 피해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연쇄방화범이 붙잡혔습니다.

구영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양손에 쓰레기 더미를 든 남성이 한 주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남성이 주택을 빠져나오자, 뒤이어 시커먼 연기가 솟구칩니다.

▶ 인터뷰 : 박진현 / 최초 목격자
- "불이 너무 밝기에 한 번 올라와 보니까 벽까지 다 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범인이 안 잡혔으면 또 어디에 방화를 할지 모르니까 무서운 게 생겼죠."

경찰이 건조물방화 혐의로 54살 박 모 씨를 붙잡아 조사해보니 박 씨가 불을 지른 곳이 이곳뿐만이 아니였습니다.

▶ 스탠딩 : 구영슬
- "연쇄방화범 박 씨가 불을 질렀던 빈집입니다. 박 씨는 이런 방식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지난 11일과 15일 겨우 나흘 사이 2건의 방화를 저질렀습니다."

박 씨는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알 정도로 피해망상 등 정신질환증세를 보여왔지만, 혼자 살고 있어 병원 치료를 받거나 관계기관에 신고 등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박씨의 범행은 예견됐었지만, 막지 못했다는 얘깁니다.

전남의 경우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면 면담을 통해 진단을 하고, 사후 조치를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박 씨의 경우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였습니다.

▶ 인터뷰 : 주기용 / 인근 주민
- "많이 불안하죠. 그분을 그냥 놓아두면 또 이런 상황이 안 벌어질 보장이 없지 없지 않나..제가 안 깨어 있고 만약에 그분이 발견을 못했으면 큰일 날 뻔했죠."

지난달 강릉과 동해에서 4백억 원에 육박하는 피해를 냈던 대형 화재의 시작도 피해망상 환자의 방화였습니다.

방치했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정신질환자를 제대로 관리할 사회 안전망이 절실해 보입니다.

KBC 구영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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