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 4명이 또다른 환자 10명에게 소중한 새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지난달 6일, 광주시 방림동에서 자전거를 타다 쓰러진 67살 장영근 씨가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통해 신장을 2명의 환자들에게 각각 이식했다고 밝혔습니다.
청각과 언어 장애를 지닌 친형 가족과 함께 지내온 장 씨는 지난 10년간 방림동과 봉선동에서 폐지를 줍고 일대의 쓰레기까지 치워온 동네의 유명인사였습니다.
평소 장 씨의 안부를 물으며 챙겨주던 동네 주민들은 그런 장 씨가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되자 장 씨의 안부를 궁금해 하며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씨의 동생인 장주섭 씨는 "형님이 돌아가신 후 주민 분들이 형님의 안부를 많이 물었고 함께 슬퍼해줬다"며 "평생 공장에서 일하고 폐지를 주우며 동생의 학비까지 보태준 착한 형님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회상했습니다.
지난달 13일 뇌출혈로 쓰러진 뒤 뇌사에 빠진 58살 김양신 씨도 3명의 환자들에게 간장과 양쪽 신장을 나줘주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김 씨의 동생인 김양민 씨는 "명절에 함께 TV를 보던 중 '장기기증이 의미있겠다'고 말했던 형님의 말씀이 떠올라 장기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던 중 뇌사판정을 받은 55살 엄 모 씨도 최근 전남대병원에서 3명의 환자에게 간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했고, 60살 김 모 씨도 2명의 환자에게 새생명을 선물했습니다.
전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수진나 소장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상자가 연간 4만 명, 대기 중 사망하는 환자가 하루 6명 정도라며, "누군가의 생명을 잇는 생명나눔으로서의 장기기증이 더욱 확산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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