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테크, 집테크, 주테크 다 저리 가라.
여기 의도치 않게 '금테크'에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함평군에 있는 '황금박쥐상'입니다.
황금박쥐 여섯 마리가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가는 모양을 한 이 조형물.
가로 1.5m, 높이 2.1m 크기로, 은 281kg을 녹여 모양을 만든 뒤 순금 162kg을 녹여 겉을 감쌌습니다.
조형물이 만들어진 건 지난 2008년.
함평군 대동면 일대에서는 지난 1999년 붉은 박쥐, 일명 황금박쥐 160여 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됐습니다.
1942년 한반도에서 멸종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 황금박쥐가 집단으로 발견된 겁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석형 당시 함평군수는 1톤의 순금으로 황금박쥐 조형물을 제작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거셌고, 결국 30억 원을 들여 겉만 순금으로 감싼 황금박쥐 조형물을 만들게 됐습니다.
당시만해도 혈세 낭비의 대표 사례로 꼽혔던 황금박쥐상.
15년이 지난 지금, 전국에서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의 비결은 바로 급등한 몸값입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금 1g당 매입가는 9만 7,300원으로 조형물에 들어간 금의 가치만 157억여 원에 달합니다.
제작 당시보다 5배 정도 가격이 뛴 겁니다.
황금박쥐상이 유명해지자 지난 2019년에는 절도범 3명이 이 조형물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황금박쥐상이 있는 '황금박쥐 생태관' 입구에 걸린 자물쇠를 절단기로 끊고, 셔터를 올리다 경보음이 울리자 놀라 달아났습니다.
전시관에 발 한 번 못 딛어보고 줄행랑을 친 이 절도범들은 사건 발생 일주일 뒤 모두 붙잡혔습니다.
함평군은 높아진 황금박쥐상 몸값에 걸맞게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황금박쥐상만을 바라보는 동작감시센서와 감시카메라만 10대, 강화유리는 3cm나 됩니다.
함평군은 그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황금박쥐상은 나비축제 개막을 맞아 지난 28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눈 앞에서 100억 대 금덩이를 볼 기회,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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