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경환 응우옌짜이대학 대외담당총장이 말하는 '오늘의 베트남'(1편)

작성 : 2024-06-01 09:00:01 수정 : 2024-06-01 13:43:53
한국과 가장 닮은 나라의 정치·경제·문화 길잡이
'상사맨' 35년 노하우 담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베트남 최초 문학상 받은 한국인 현지교수의 역작
"이 책을 읽어야 베트남을 잡을 수 있다"
◇ '사돈의 나라' 베트남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
▲안경환 베트남 하노이 응우옌짜이대학교 대외담당 총장이 최근 '오늘의 베트남'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를 낳고 있다.

"베트남은 대한민국의 제3위 수출국입니다. 중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주 외국인이 사는 '사돈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 중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은 나라도 베트남입니다. 때문에 이 책은 베트남과 관련하여 정치, 경제, 문화, 관광 등 중요분야에 대한 안내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35년 동안의 베트남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오늘의 베트남'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안경환 베트남 하노이 응우옌짜이대학교 대외담당 총장.

안 총장은 2014년 하노이시가 추대한 전 세계 12명의 '하노이 명예시민'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선정된 인물입니다.

▲안경환 베트남 하노이 응우옌짜이대학교 대외담당 총장이 최근 펴낸 '오늘의 베트남' 표지

안 총장은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수교가 이뤄지기 3년 전인 지난 1989년부터 '상사맨'으로 베트남과 인연을 맺은 글로벌 비즈니스맨이었습니다.

안 총장은 "1960~1970년대 월남전 파병으로 연상되는 '라이다이한'의 서글픈 기억을 씻고,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K-컬처와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번진지 이미 오래됐다"며 "'새로운 친구의 나라' 베트남의 사회 경제 문화를 망라해 길잡이가 되는 '새로운 베트남 친구 같은 책'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동반자 국가의 잠재력 키워드 6가지
▲2011년 호찌민 국가정치학원 방문시 호찌민옥중일기 및 저서 증정  장면

그렇다면 베트남은 왜 대한민국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고, 미래 동반자 관계에서 가장 훌륭한 동반자 국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까요?

저자 안경환 총장은 이 책에서 그 잠재력을 다음 6가지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5천 년을 지켜낸 자주의식과 자존심'을 꼽았습니다.

안 총장은 "베트남은 오랫동안 이민족의 식민 지배를 받았지만 이것을 극복해 온 자주의식을 지닌 나라"라며 "중국, 몽골, 프랑스, 미국의 침입을 막아내고 식민지 지배에서 독립을 쟁취한 민족성이 한국과 닮았다"고 진단했습니다.

▲2024년 4월 13일 응우옌푸쫑 총비서 팔순 기념 평전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좌로부터 안경환 대외총장, MH 그룹 민항 회장, 조철현 작가, 호꽝러이 베트남기자협회 전 상근 부회장)

이어 "그런 역사에도 1970년대까지 맞서 싸운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과 선린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과거의 문을 닫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는 실용적인 사고방식 덕분"이라며 "이것이 지금 베트남의 자존심이자 저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베트남을 읽는 키워드는 '동남아시아의 유교 국가'인 점을 지적했습니다.

안 총장은 "부부애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주의의 유교적 전통과 '충효'와 '우애', '사랑'을 이념으로 하는 민족성이 우리와 닮았다"며 "충효와 유불선의 종교적 이상이 구현된 <쭈엔끼에우>라는 고전문학에 대한 국민적 사랑이 베트남을 베트남다운 나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총장이 직접 번역해 출판한 <쭈엔끼에우>라는 고전문학 작품은 부모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베트남판 효녀 심청의 이야기입니다.

안 총장은 '베트남의 문호 응우옌주가 300년 전에 쓴 이 작품의 한 구절에는 '길흉화복은 하늘의 도일지니, 그 근원은 인간의 마음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써 있어 한국인뿐 아니라 동양 유교주의 정서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 호찌민은 정치가이자 베트남의 문호
▲KGS국제학교 이사장 재직시 모습

세 번째로 현대사의 베트남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호찌민과 사회주의국가의 탄생'을 주목하였습니다.

안 총장은 "유네스코가 1990년 호찌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베트남 민족 해방의 영웅이자 세계적인 문화인'으로 공인했다"면서 "호찌민은 이념을 뛰어넘어 현대 베트남의 상징으로 모든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최초로 미국에게 패전을 안겨준 군사 전략가 보응우옌잡 장군도 국민적 영웅"이라고 평가한 안 총장은 "지금의 베트남 성장의 원동력은 '5無' 선거 제도가 정착된 정치적 역량"이라며 "이것은 두 영웅이 현대 베트남에 물려준 정신적 자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2023년 12월 19일 김영환 충북지시 방문 모습(좌로부터 안경환 총장, 김영환 충북지사, 서원대 국제교류처장, 루언 응우옌짜이대학교 설립자)

베트남의 개혁 개방 정책인 '도이머이와 성장 잠재력'을 베트남을 읽는 키워드 4번째에 올렸습니다.

안 총장은 "1945년부터 30년 간 이어진 통일전쟁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된 베트남이 겪은 경제난을 '도이머이 정책'으로 돌파했다"며 "1986년 '바꾼다'는 의미의 '도이'와 '새로운, 새롭게'라는 의미의 '머이'가 합쳐진 이 용어를 기치로 베트남은 시장경제 체제로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 총장은 "이 개혁 통해 풍부한 노동력으로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전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노동, 상품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동반자적 경제 파트너로서 삼성은 베트남 청년들의 꿈의 직장이 됐고, 중국 경제를 견제하는 대안으로 한국과의 경제 협력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쌀을 먹는 민족'이 사는 나라 베트남
▲2022년 12월 한베수교 30주년 기념 축하음악회에서 호꽝러이 기자협회 전 상근부회장과 함께 한 모습

다섯 번째 베트남을 읽는 키워드는 '쌀의 나라'입니다.

안 총장은 "베트남의 가장 큰 명절인 음력 설에는 가장과 띠와 사주가 맞는 남성을 초대 해 한 해의 복을 비는 '쏭덧'을 비롯해, 부엌신을 비롯한 여러 신들에게 제사를 지낸다"며 "쌀로 만든 다양한 국수를 만들어 먹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퍼'"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오늘날에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면서 "'밥'은 민족의 정체성"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22년 12월 22일 한베수교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 장면

마지막으로 안 총장은 '한국과 닮은 나라'를 꼽았습니다.

안 총장은 "한국과 베트남이 국교를 수립한 지도 30여 년이 지났지만 사실 두 나라는 고려 시대부터 교류를 이어온 오래된 이웃나라"라면서 "베트남과 조선의 사신의 교유, 현대사 속에서 북한과 대한민국의 관계 등 이웃나라로서 역사적 흔적이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베트남 #안경환 #쌀 #오늘의베트남 #호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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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TS.Ahn Kyong-hwan
    GS.TS.Ahn Kyong-hwan 2024-06-03 15:59:42
    베트남이 제일 많이 찾는 여행지가 되어 전반적으로 베트남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높여 우호관계가 진작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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