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양파 주산지인 무안에서는 다음 달부터 조생종 양파 수확이 시작되는데요.
양파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지는 '분구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농민들을 애태우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말 심은 종자에 이상이 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종자업체는 날씨와 토질의 문제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정경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농민들이 양파 뿌리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갈라진 부분을 뽑아냅니다.
매일 작업을 하고 있는데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양파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지는 이른바 '분구 현상'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정경원
- "이 밭에는 이렇게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진 양파 비율이 80%가 넘습니다."
당장 다음달 중순부터 수확에 들어가야 하지만, 분구 현상이 반복되다보니 양파는 사실상 성장을 멈췄습니다.
30년 가까이 양파 농사를 지은 농민들은 망연자실 합니다.
빚을 내 종자값과 인건비 등을 마련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수천만 원을 들여 계속 비료를 뿌리고 농약을 해야할 지 고민입니다.
▶ 인터뷰 : 이덕연 / 무안 양파농가
- "1,500만 원 들여 가지고 이것(양파 농사) 해서 3,000만 원 정도 돈을 건져야만 우리 가족이 사는데 상품도 안 되고 버렸다는데 어떻겠습니까."
분구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는 이 마을에서만 3농가, 2만 6000여㎡.
농민들은 이전에는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며, 종자가 잘못된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자 업체는 날씨나 토질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 싱크 : 해당 종자업체 관계자
- "상황은 이해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미 답이 정해져 있거든요. 종자상의 문제는 아니고요. 환경적인 문제에요, 재배 관리적인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종자는 물론 파종 시기, 날씨 등 분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다양하다며 원인을 특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모든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농민들은 속시원한 설명을 해주는 곳도, 하소연할 곳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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