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특별법은 사건 발생 73년 만인 지난 1월 어렵사리 시행됐지만 1년 동안 접수 건수가 추정 희생자 수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조사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이뤄질지조차 의문입니다.
이계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순사건 당시 아버지를 잃은 강 모 씨가 유족 신고를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언제, 어디서 돌아가셨는지라도 알고 싶어서입니다.
▶ 싱크 : 강 모 씨/여순사건 희생자 아들
- "뭐만 하면 빨갱이가 따라붙었던 것이 아쉬웠고 보이지 않는 연좌제를 많이 느꼈어요. 빨리 밝혀져서 시원하게, 말끔하게 정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949년 당시 전남도가 추산한 여순사건 희생자 수는 1만 1131명.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접수 건수는 6천6백여 건, 고작 절반 수준입니다.
여전히 여순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전남 22개 시·군의 사실조사원이 35명에 그칠 정도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점이 꼽힙니다.
▶ 인터뷰 : 이영일 /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
- "사실조사원들은 전문 역량이 떨어지는 관계로 사건의 신청, 접수 정도에 머무르고 있고 그래서 해결 방안이 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의 경우 최근 인사에서 1명을 제외하고 지원단장까지 모두 교체되는 등 전문성과 지속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회재 / 국회의원
- "인력과 어떤 기구의 작동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행안부와 국무총리실에서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현대사의 비극이자 여전히 제대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 기간 2년 중 남은 시간은 1년이 채 안 됩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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