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임원선거 비리와 관련한 잡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잊을만 하면 터지는 농협선거 비리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고 대책은 없는 지, 김재현 기자가 탐사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광주의 한 지역농협에서 이사와 감사를 뽑는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대의원들의 투표로 8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가 선출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2명을 뽑는 감사선거에 나섰다 떨어진 한 후보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사람은 대의원 67명 가운데 17명에게 돈을 건넸다는 겁니다.
싱크-선거 후보자 / 4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 한 표당.. 현물로 소고기나 붕어즙도 선물했어요. 현금으로 9백만 원 정도 들고 선물이 5백여만 원, 유흥접대비가 3백여만 원..
선거에서 떨어지자 대의원들에게 돈을 돌려 줄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싱크-(제가 지금 돈 다 회수했어요. 그러니까 형님도 계좌번호 제가 넣어놨으니까 넣어주시오.) / 야, 이 사람아 내가 그거를 살림에 보태쓰겠다고 뭐했겠는가? 그 날 저녁에 나가서 술먹고 했는데..
돈을 돌려준 대의원과 통화를 시도해봤습니다.
싱크-(감사 선거 나오셨던 분한테 계좌로 돈을 다시 부치셨던데요.) / ...모르겠는데요. / (계좌를 보면 선생님 이름으로 후보로 나오셨던 분한테 돈을 부치셨던데요.) / 그런 사실을 몰라요.
또다른 후보는 돈봉투와 접대가 오간 것은 감사 선거만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싱크-선거후보자 / 공공연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술먹고.. 노래방가고.. (대의원들)요구에 의해서죠. 나 여기 대의원 몇 명 있는데 좀 봅시다하면 표가 있는데 안 갈 사람이 누가 있어요.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농협은 선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싱크-OO농협 조합장 / 들은적 없어요. 선관위에서도 저한테 그런말 한 적 없고 우리 선관위는 이번에 아주 일을 잘한 것 같은데요.
지역 농협 임원이 되면 조합원의 가입과 탈퇴, 사업승인과 예산집행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돈을 써서라도 되려고 한다는 겁니다.
싱크-OO농협 조합원 / 우리 OO농협 같은 경우에 1년에 1조8천억 원을 집행합니다. 권한이 얼마나 막강하겠습니까? 인사권도 포함되죠. 감사가 있는데 제기능을 못하니까..
하지만 관리 감독해야할 선거관리위원회 운영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싱크-OO농협 관계자 / 예방 겸 단속이죠. 마을 돌아다니고.. (후보자들)소집해서 공명선거 하겠다는 선서 받고..
이 농협은 지난 2012년 이사 보궐선거 때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기는 했지만,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스탠드업-김재현
"선거기간 불법행위들이 적발된다고 해도 그에 대한 처벌규정은 미약합니다."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고발하는 것 외에 농협 자체적으로 불법선거와 관련한 징계 규정이 사실상 없습니다
싱크-농협중앙회 광주본부 관계자 / 조합에 고의로 손실을 끼친 사람은 총회에서 조합원을 제명시킬 수 있거든요. 그런데 선거때 금품을 주고 받은 사람이 조합에 손실을 끼치는 사람이냐 그 판단은 전적으로 총회 구성원인 조합원들한테 달려 있으니까..
근본 대책 마련을 하지 않는 지, 아니면 못하는 지, 사회적 질타와 비판에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농협 선거비리.
스탠드업-김재현
"금권선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임원들과 유명무실한 선관위 제도. 선거 잡음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처하는 농협의 태도 역시 여전히 안일합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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