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의 한 코로나19 전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환자가 담배를 피우게 해 달라며 난간에 매달려 난동을 부린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남성은 상습적으로 소란을 피웠지만 감염 우려 때문에 경찰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면서 병원 의료진만 속수무책으로 쩔쩔 매야 했습니다.
김재현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 기자 】
어두운 밤 광주의 한 요양병원.
온몸에 문신을 한 20대 남성이 4층 베란다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려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구조대원들이 긴급히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병원 관계자와 함께 남성을 설득합니다.
▶ 싱크 : (이름 없음)
- "(올라오세요) / 싫어요 /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 / 뛰어내리려고요. 아까 그 간호사 불러주세요. 제 물건이랑 전화 끊은 간호사."
의료진의 지속적인 금연 지시에도 남성이 계속 담배를 피우자 간호사가 담배를 수거해갔는데 이를 돌려달라며 투신 소동을 벌인 겁니다.
이 남성은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는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해당 병원에 열흘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입원 기간 동안 흡연을 하거나 기물을 부수고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등 상습적으로 소란을 피웠습니다.
감염의 우려 때문에 경찰에 신고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 싱크 : 최중호 / 헤아림요양병원 총괄경영이사
- "경찰력도 그렇고 소방력도 그렇고 코로나 확진자라는 이유 때문에 근접 제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는 겁니다."
이처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코로나19 격리 병원은 하루하루 별 탈없이 지나가기만 바라는데 전부인 실정입니다.
▶ 싱크 : 광주시 관계자
- "이런 상황이 발생되면 안 되겠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 이런 분들을 골라내기가 좀 어렵거든요.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격리시설이 없어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담 병원의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범죄 용의자나 정신질환자들을 따로 수용할 수 있는 치료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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