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바리 조기 철거·역보 무단 설치' 붕괴 원인 지목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동바리 조기 철거와 역보 무단 설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오늘(25일) 브리핑을 열고, 사고 당시 38층부터 36층까지 동바리가 제거된 상태였다며, 이는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시방서와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지침에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30층 이상 건축물을 지을 때는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 중인 층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9일에 36층과 37층 동바리가 제거됐고, 38층 동바리는 지난 8일 해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39층 슬라브 아래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 '역보'를 또 다른 붕괴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최상층 아래에 위치한 PIT층의 높이는 1.5m지만, 야외 테라스나 화단이 설치될 일부 공간은 높이가 35~60cm 더 낮게 설계됐습니다.

현대산업개발과 골조 하청업체는 높이가 낮은 곳에 동바리를 설치하기 어렵다고 보고, 역 T자형 받침대인 '역보' 7개를 설치한 뒤 데크 플레이트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역보의 무게가 수십 톤에 달했고, 이 때문에 아래층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붕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역보가 하중을 버티지 못해 먼저 무너진 것인지, 아니면 동바리 없이 버티던 38층 바닥이 먼저 주저앉은 것인지는 국립과학수사원과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과학적으로 증명할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