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의 양식장에서 120만 마리가 넘는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출하를 앞두고 있었던 어민들은 예상치 못한 물고기 떼죽음에 그야말로 망연자실입니다.
믿기지 않은 풍경에 어민들은 한 숨만 내쉬었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여수 돌산읍 인근의 한 양식장.
수 천 마리의 참돔 떼가 하얀 배를 드러낸 채 물 위에 둥둥 떠있습니다.
이곳에서 폐사한 어류만 최소 3만 여마리.
현재는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양식장이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돗물이 얼어붙을 만큼 추운 날씨였습니다.
3년 넘게 기른 물고기들이 오는 10월 출하를 앞두고 이렇게 얼어 죽자 어민은 망연자실입니다.
▶ 인터뷰 : 김상심 / 양식장 피해 어민
- "(일주일 전부터) 조금씩 죽어 나오더라고요. 약한 것들이 죽나 보다 하고 그때는 처리를 했죠. 그런데 너도 나도 죽는다니까.."
▶ 스탠딩 : 조윤정
- "수면 위에 떠오른 물고기들 외에도 보시는 것처럼 수 십 개의 포대에 물고기 사체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현재 바닷 밑 그물에는 죽은 물고기 떼가 겹겹이 쌓여있고, 살아남은 물고기들 역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진 상황입니다.
▶ 인터뷰 : 김상심 / 양식장 피해 어민
- "원래 도망을 가야 하거든요 사람들이 있으면 하나도 안 보이고 다 숨어야 하는데, 이렇게 떠 있는 것들은 시간문제지만 다 (폐사할 것 같아요)"
높지 않은 재해보험 가입율 역시 어민들의 막막함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남배 / 양식장 피해 어민
- "올해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보험도 다 중단시키고 그런 상태거든요."
현재까지 여수 돌산과 남면, 화정, 월호동 20어가에서 폐사한 물고기 수는 123만 여마리, 피해 금액은 41억 원이 넘습니다.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BC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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