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건축왕'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또 숨졌습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오늘(17일) 새벽 2시 1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도권 일대에 2,700여 채를 가진 '건축왕'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앞선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도 보증금 7천만 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숨졌고, 지난 14일엔 26살 B씨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씨는 숨지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2만 원만 보내달라"고 전화하거나, 수도 요금 6만 원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씨는 125억 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건축업자에게 오피스텔 보증금 9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2019년 6,800만 원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했던 B씨는 2021년 재계약 때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천만 원으로 올려줬습니다.
하지만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 8천만 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B씨가 돌려받는 최우선변제금은 3,400만 원뿐이었고 나머지 5,600만 원은 고스란히 날릴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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