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보고했지만 묵살했다고 밝혔습니다.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전날 전체회의 정회 후 기자들에게 홍 전 1차장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홍 전 1차장은 카카오톡에서 "(조 원장에)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고, 방첩사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하는데도 얼굴까지 돌리면서 '내일 이야기 합시다'가 유일한 지침이고 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엄을 심의한) 국무회의에서 (조 원장이) 반대는커녕 우려만을 표했다고 한다"며 "비상계엄 동조 또는 방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5일 오후 4시쯤 원장에게 집무실로 오라는 지시를 받고 가 보니, '정무직은 다 그러니, 사직을 해 주셨으면 한다'며 대통령 지시인지 물었더니 '그럼 우리 인사를 누가 하겠느냐'며 대통령의 지시가 맞다고 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기자들에게 "홍 전 1차장이 조 원장을 찾아가서 구체적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대통령 전화가 이런 내용이라는 걸 일절 설명하지 않았다면 외면이라고 볼 수가 없다"고 조 원장을 두둔했습니다.
조 원장 측은 지난 6일 "한동훈 대표든 누구든 체포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 때 자신도 참석했다"며 "윤 대통령한테 정치인이 관련된 일체의 지시를 받은 적 없고, 국정원도 일체 어떤 조치를 한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홍 차장이 윤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경질됐다는 주장에 대해 부적절한 정치적 발언이 문제가 됐다고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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