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故 이맹희도 찾은 동양화가 김태효 "더 늙기 전에 명작 남기고 싶어"(2편)

작성 : 2024-06-30 09:30:01
남종화와 북종화 접목 독특한 화풍 구현
연잎에 맺히는 물방울 그림 최초 시도
가훈 써주기 등 생활 속 문화운동 펼쳐
[남·별·이]화업 50년 외길 동양화가 김태효 "더 늙기 전에 명작 남기고 싶어"(2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더 늙기 전에 명작다운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삼도동 화실에서 개인전 준비를 위해 그림 작업에 몰입하는 모습

김태효 화가가 즐겨 그리는 소재 가운데 하나가 연꽃인데 특히 연잎에 맺히는 물방울 그림은 그가 최초로 시도한 독보적 기법입니다.

까다로운 물방울 표현기법은 오래전 서구에서 시도된 것이지만 연잎에 맺힌 물방울 그림은 그가 처음입니다.

또한 신선도와 인물화 부문에서는 이당 김은호 선생의 비단 채색을 한지 채색에 적용해 성공했습니다.
◇ 여러 장르 걸쳐 다양한 소재 소화
그가 이렇게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소재를 소화해낼 수 있었던 것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요즘 화단에선 비구상과 추상화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모든 그림의 기본은 데생이고 구상이 충실하게 다져져야 한다. 그래야 모든 장르를 소화해낼 수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추상화가인 피카소(Picasso)도 구상에 아주 능했던 작가였다"라면서 구상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문인 사대부들이 즐겨 그린 남종화와 장식이 많은 북종화의 채색과 장점을 접목시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같은 예술성을 인정받아 그의 그림은 정부기관, 대기업 등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많은 작품이 소장되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군학도(群鶴圖)' 8폭 병풍

이 가운데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군학도(群鶴圖)'는 특별한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1990년 삼성가의 장남 고(故) 이맹희 회장 측으로부터 그림 부탁 차 서울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 고(故) 이맹희 회장이 직접 작업실 찾아
하지만 그는 "제 그림을 원하시면 회장님이 직접 광주로 내려 오시지요"라고 해 이 회장이 비서진과 함께 직접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인연으로 '맹호도(猛虎圖)', '신선도(神仙圖)' 등 그의 대작 10여 점이 삼성가에 소장되었습니다.

일본에는 1975년부터 지금까지 글씨와 그림 등 200여 점이 소장되고 있습니다.

평론가들은 그에 대해 "다양한 소재를 소화해내는 변화있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으며, 용필, 용묵, 담채 기법 등에서도 퍽이나 재능있는 작가"라고 평했습니다.

이에 김태효 화가는 "언제나 내심의 세계를 붓 끝 점 하나에 정성을 다하여 제작했을 때 비로소 좋은 작품이 완성된다"며 "작품은 작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피력했습니다.
◇ 예술 활동뿐 아니라 사회활동도 활발
그는 예술 활동뿐 아니라 사회활동도 활발한 보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1996년부터 '한글 사랑·한글가훈갖기운동'을 펼쳐온 것을 비롯 광주도시철도 상무역사 내 무진주 문화마당을 매월 개최하는 등 문화의 대중 확산에 앞장서 왔습니다.

▲왕건과 장화왕후와의 사랑이 깃든 희여재에 세워진 '사랑' 글씨 비문과 함께 한 김태효 화가

특히 이곳으로 옮겨온 1993년부터 그가 머물고 있는 운암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태문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삼도동 행정복지센터와 운암마을에 이르는 길을 따라 왕벚꽃길을 조성하고, 가을이면 코스모스를 심어 작은 축제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한 2014년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와의 '러브 스토리'가 깃든 '희여재옛길' 복원사업에 참여해 그가 쓴 '사랑' 글씨 비문이 고갯길에 세워졌습니다.

장차는 이곳 삼도동 일대를 예술인집성촌으로 조성해 문화수도 광주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예술가가 사는 마을은 '뭔가 특별한 아름다움'이 피어납니다.

김태효 화가는 "더 나이 먹고 기운이 시들기 전에 최선을 다해 명작다운 작품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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