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광주 'K-컬처' 기업 홍윤진 대표 "꾸준함 잃지 않고 우리 예술 지켜낼 것"

작성 : 2024-07-07 11:00:02
국악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유산 가치 고양
사회적기업에서 2019년 주식회사로 전환
'예술로 어울림' 사업 선정, 주민 삶에 흥겨움 선사
신창동 마한유적 현악기 복원·실용화 관심
[남·별·이]광주 'K-컬처' 기업 홍윤진 대표 "꾸준함 잃지 않고 우리 예술 지켜낼 것"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국악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켜내고자 하는 홍윤진 루트머지 대표

광주광역시 광산구 비아동에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K-컬처' 기업, 루트머지가 있습니다.

루트머지(Rootmerge)는 'Root(뿌리)'와 'Merge(융합)'의 합성어로 국악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 고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07년 홍윤진 대표 등 5명의 국악인이 모여 결성한 루트머지는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것, 우리 문화'가 꿈틀대는 사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홍윤진 대표는 가야금 연주자로 광주예고를 거쳐 전남대 국악과와 문화전문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 "가난한 예술가들도 4대 보험에 가입해보자"
루트머지는 탄생과정부터 눈물겹습니다.

"가난한 예술가들도 4대 보험에 가입해보자는 취지에서 법인을 설립했죠. 하지만 막상 회사를 만들고 보니 경험을 해보지 않은 일이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어요"라고 홍윤진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또한 이 무렵 경제적으로 몸집을 불린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면서 'K-컬처'를 위협했습니다.

"2012년 중국이 우리나라 고유의 아리랑뿐 아니라 한복과 가야금까지도 자기네 거라고 주장하는 거예요.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했죠. 우리 것부터 지키고 알리자는 취지에서 사회적기업을 만들기로 했죠"라고 밝혔습니다.

▲가야금 공연장 및 교육장 내부 모습

이에 2013년 예비사회적기업을 등록하고 2015년 정식인증을 받았습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사회적기업'을 표방하는 루트머지는 이러한 미션에 걸맞게 'K-컬처' 전파의 선봉에 섰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해외 무대에까지 활동폭을 넓혔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자 2019년 주식회사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북구 운암동에서 보다 넓은 공간이 있는 비아동 첨단교회 맞은편 옛 호남문화재연구원 건물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습니다.
◇ 근대한옥 등 고택에서 '광산 사계몽' 프로그램 운영
아울러, 사업 영역을 공연, 기획제작, 문화행사, 교육 등 4개 분야로 확장했습니다.

또한 부설연구소와 벤처기업, 작은도서관을 새롭게 설립해 비즈니스 플랫폼을 다양화했습니다.

1층은 사무실 겸 연구실, 2층은 작은도서관과 공연장, 그리고 옥상은 인조잔디를 깔아 야외체험장으로 꾸몄습니다.

▲루트머지 부설 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하지만 사옥을 옮기자 마자 코로나가 발생해 3년간 활동이 막히는 바람에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수입이 거의 없어 지원금과 대출금으로 겨우 입에 풀칠하며 버텨야 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에 선정돼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됐습니다.

광산구 관내 용아생가, 김봉호가옥, 장덕동 근대한옥 등 고택에서 4개년 사업으로 '광산 사계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절별 농가음식을 비롯 한옥문화 체험, 인문학강연, 오케스트라 공연 등 연중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집니다.

특히 올해에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모한 '예술로 어울림' 사업에 'Via(비아) 예술놀이터' 프로그램이 선정돼 안정적인 기틀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전국 40개 기관이 선정되었는데, 광주에서는 조선대산학협력단과 루트머지가 선정되는 행운을 안았습니다.

▲화가들이 그린 역사 속 인물 그림을 설명하는 홍윤진 대표

이에 따라 6~12월까지 비아동의 주민들과 함께 1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예술 프로그램은 손님을 맞이하던 사랑방처럼 예술가와 지역민(이주민, 거주민)이 함께 우리의 삶을 문화예술로 표현하고 일상에서 꽃피울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 "연주자와 기업인, 두 마리 토끼 잡는 게 목표"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정규프로그램으로 가야금중주단(아동 대상), 판소리 합창단, 불어라 나의 아리랑(노인 대상), 예술꽃이 피었습니다(근로자 대상)가 있습니다.

기획프로그램으로는 비아탐험대(가족 대상 2회 운영), 지구가 아파요(아동 대상), 세계문화유산 판소리(가족 대상), 아시아전래놀이(가족 대상)가 있습니다.

또한 현장학습으로 마한 문화유산을 찾아라(2회 운영), 그리고 축제형 프로그램 '비아로 예술로 파티'가 있습니다.

6월까지 수요자 접수를 마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홍 대표는 가야금 연주자로서 신창동 마한유적에서 발굴된 현악기 복원 및 실용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홍 대표는 "연주자와 기업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표"라며 "꾸준함을 잃지 않고 우리 것을 지키고 알리는 일에 힘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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