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학관 '길 위의 인문학' 결실
필자 9명 '무등산' 주제 글 모음집
필자 9명 '무등산' 주제 글 모음집
2024년 광주문학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문인과 수강생들의 글이 『무돌길 인문학』(심미안)이란 이름으로 출간됐습니다.
올해 주제는 '무등산'입니다.
무등산은 광주시민이 사랑하는 산이면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인연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9명의 필자들은 각자가 경험하고 추억하는 무등산의 이야기를 수필과 시로 소담스럽게 수놓았습니다.
이은영 씨는 "무등산에 오르다 보면 축축하게 젖은 흙과 낙엽이 썩어서 나는 냄새가 코끝에 닿으면 생생하게 살아 있는 향기가 떠올라 산을 오를 때면 깊게 숨 쉴 때가 종종 있다"고 무등산의 그윽한 정취를 표현했습니다.
정찬엽 씨는 "정겨운 새소리와 목탁 소리 어느 것 하나 낯설지 않은 약사암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우물에서 약수 한 사발을 들이켜 본다. 지쳐있던 오장육부가 깨끗하게 씻기어진다"고 신선한 기분을 묘사했습니다.
"나뭇가지를 떨구지 못한 잎 모양 따라 눈이 얹혀 있다. 그 모양은 꽃이 되고 새도 되고 사람 형태의 갖가지 눈꽃들이 합쳐져서 하모니를 이룬다"고 최효순 씨는 무등산의 설경을 경이롭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시인은 어떤 감성으로 무등산을 노래할까요.
무등산에 오르면 저절로 시가 떠오른다는 오소후 시인은 의재 허백련 선생의 발자취를 정감 있게 노래했습니다.
자연과 호흡하는 춘설헌에 가을이 찾아오면
가랑잎들이 우박 쏟아지듯
작은 창밖 즐거운 사유가 붉게 익어가고
차향 가득한 춘설헌
봄눈이 기다리는 무등의 겨울 숲
소중한 사람이여
그림 속으로 들어오듯 춘설헌으로 오라
- 오소후, '춘설헌에 가다' 中
이 밖에도 한석훈, 이경준, 박인자, 조춘기, 임솔휘 씨가 무등산에 깃든 그리운 추억들을 소환해 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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