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인구 80만 명의 남미 가이아나 전역을 슬픔에 빠지게 한 중등학교 여학생 기숙사 화재 참사는 이 학교 학생에 의한 방화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23일(현지시간) 가이아나 일간지 '스타브로크 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가이아나 경찰과 소방당국은 가이아나 중부의 탄광도시 마디아의 기숙사 화재 사건과 관련, 불이 내부 화장실에서 처음 발화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드웨인 스코틀랜드 소방청장(직무대행)은 "우리는 누군가 악의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보고 있다"며 "누가 그랬는지는 확인 단계이지만, (누군가)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AP는 제럴드 구베이아 국가안보보좌관 말을 인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압수당해 화가 난 한 학생이 의도적으로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경찰 수사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구베이아 보좌관은 AP에 "(미성년자인) 해당 학생은 어떤 성인 남성과 만났다는 이유로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받았다"며 "이 학생이 기숙사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다는 정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1일 밤 수도 조지타운에서 남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마디아의 한 중등학교 기숙사에서 큰불이 나 기숙사 안에 있던 여학생 18명이 숨졌습니다.
기숙사 관리인의 아들인 5살 된 아이도 현장 근처에 있다가 사망했으며, 부상자 23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습니다.
당시 기숙사에는 12∼18세 학생 56명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당국은 화재가 한밤중에 발생한 데다 화재 발생 전 내린 집중호우 탓에 접근이 어려워 초기 진화와 구조 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숙사 문과 창문에 쇠창살 등이 덧대어져 있어 학생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기숙사 관리자 또는 학교 측이 야간에 학생들이 몰래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창문에 쇠창살 등을 덧대서 '봉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된 시신에 대해 유전자(DNA) 대조 작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가이아나 정부는 국내·외 곳곳에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유족과 부상자 등에 대한 각별한 보살핌을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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