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나주 해피니스 골프장 내 조성된 저류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저류지 100m 남짓 아래에는 농업용 저수지가 있기 때문인데요.
인근 마을 주민들은 저수지로 흘러들어 갈 물을 저류지가 모두 막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이 저류지는 당초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았던 것보다 세 배 이상 크게 불법 증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나주 해피니스 골프장 내 저류지입니다.
자연재해를 막는 목적으로 지어졌는데, 이곳에 모인 물은 골프장 잔디를 가꾸는 데도 사용됩니다.
나주시는 개발 시작 1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해당 저류지가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달리 불법 증축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깊이는 3m에서 9m로 더 깊어졌고, 담을 수 있는 물의 용량도 1만 8천 톤에서 6만 6천 톤으로 3배 이상 늘어나 있었습니다.
▶ 싱크 : 나주시청 관계자
- "저번달 중순에 현장점검해서 (적발했습니다). FM대로 하면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시공을 먼저 해버린 거죠."
저류지가 조성된 위치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저류지 바로 아래쪽에 인근 마을 주민들의 농업용수로 쓰이는 저수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상류에 조성된 저류지가 저수지로 흘러 들어올 물을 막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강재용 / 나주시 남평읍 봉산마을 주민
- "(70년 전 주민들이) 리어카로 끌어다 이 제방을 막아서 지금까지 약 5만 5천 평 수도작 경작을 하고 있는 저수지입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계곡으로 물이 흘러서 이 저수지로 들어왔어요. 그걸 차단시켜 버렸다는 이야기죠."
특히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는 사업 허가를 내주기 전, 저수지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와 사전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그 내용에 대해 협의가 있고 설명을 들었으면, (저류지) 설치 전 단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했을 겁니다."
뒤늦게 나주시는 저류지 불법 증축에 대해 해당 골프장을 국토계획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골프장 측은 불법 증축에 대해선 추후 행정 처분을 따르겠다면서도, 저류지 조성으로 저수지에 유입될 모든 물이 막히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KBC 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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