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를 탈출해 산으로 달아났던 송아지가 드론을 앞세운 포획 작전 끝에 12일 만에 무사히 주인 품에 돌아왔습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혹한 속에도 다소 여윈 것을 빼면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2일 충북 옥천군 안내면의 한 축사에서 58살 김 모 씨가 새로 들여온 암송아지(생후 15개월) 1마리가 갑자기 날뛰면서 달아났습니다.
축산업을 하는 김 씨는 인근 농가에서 구입한 이 송아지를 차량에서 내려 축사로 들여보내던 중이었습니다.
김 씨는 습성상 송아지가 멀리 달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조심스럽게 뒤를 밟았지만, 흥분한 송아지는 순식간에 산속으로 몸을 감췄습니다.
날이 저물어 산에서 내려온 김 씨는 축사에 불을 훤히 밝힌 채 기다렸지만 송아지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튿날부터 김 씨의 가족과 친구, 마을 주민 등이 총동원돼 수색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김 씨의 축사는 주변이 온통 산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아지는 산속 어딘가에 숨어있는 게 분명했고, 굴레(재갈을 물려 얽어맨 줄)까지 채워진 상태여서 위치만 확인되면 어렵지 않게 포획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송아지는 열흘 넘는 수색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까지 몰아치자 송아지의 안위를 걱정한 김 씨는 행정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마침내 24일 오전, 옥천군이 투입한 드론이 축사로부터 약 1.6㎞ 떨어진 산 중턱에서 송아지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위치를 확인한 김 씨 일행은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과 낙엽, 몸조차 지탱하기 어려운 급경사 등으로 접근에 실패했습니다.
이에 안내면 자율방범대와 의용소방대, 공무원 등 40여 명이 소집돼 대대적인 포획작전이 전개됐습니다.
결국 산 아래로 몰려 내려온 송아지는 2시간여 만에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포획 당시 송아지는 발목 등 여러 곳에 상처가 있고 매우 야윈 상태였습니다.
김 씨는 "재갈까지 채워진 송아지가 눈 덮인 산속에서 어떻게 혹한을 견뎠는지 놀랍고 안타깝기만 하다"며 "며칠 더 지났더라면 어찌 됐을지 모를 정도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조된 송아지는 다행히 사료를 잘 먹는 등 건강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며 "살을 에는 혹한 속에서 구조작업에 나서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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