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아들에게 몰래 녹음기를 들려 보낸 뒤 특수교사를 고소한 재판에서 해당 녹음이 증거로 인정되자, 불법 녹음이 잦아졌다는 특수교사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3월 새 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서 적발된 불법 녹음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12일 충청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특수교사 A씨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옷소매 안감에서 녹음기를 발견했습니다.
A 교사는 교권보호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3일엔 수도권의 한 학교 특수교사가 학생의 가방에서 녹음기를 찾았는데, 이 녹음기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수업 내용이 모두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B 교사의 경우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간 법정 공방이 떠올라 학교에 신고는 하지 못했다고 노조는 설명했습니다.
노조는 이외에도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등에 깔린 도청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대화 내용을 듣고 있던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수교사 노조는 "불법 녹음은 아동학대 정황이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학부모들은 본인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불법 녹음을 이용한다"며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할 때까지 녹음을 반복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짜깁기해 민원을 넣거나, 심지어 아동학대 신고 자료로 쓴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특수교사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수업과 생활지도가 점점 더 두려워진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몰래 녹음'이라는 불신 가득한 현장이 아니라 시스템을 마련하고 교육정책을 새로이 정비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교육 현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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