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200여m 상공에서 항공기의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항공기 훼손 등 책임을 물어 항공사에 7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5일 대구지법 민사12부는 아시아나항공이 32살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7억 2,702만 8,729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5월 승객 197명을 태우고 상공 700∼800피트(약 213∼243m)를 날며 착륙을 준비하던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8,124편에서 비상문 잠금장치를 임의로 조작해 출입문을 연 혐의(항공 보안법 위반·재물손괴)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항공기 외부 비상구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게 하는 등 항공기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당시 벌어진 A씨의 행동에 항공기에 탑승했던 초등학생 등 9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비상탈출구 불법 개방으로 여객기 비상문과 슬라이드 등 3개 부위가 손상돼 수리비가 6억 4천만 원가량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착륙 도중 항공기가 폭발할 것 같다는 비정상적인 불안감과 초조함에 밖으로 내리겠다는 충동을 느끼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정신감정 결과 등을 참작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등을 명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며, 지난 3월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승객 15명에게 적응장애 등 상해를 가한 혐의로 A씨를 추가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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