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8개월 넘게 이어진 의료공백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참여 의사를 밝힌 대한의학회는 대부분의 전문의들이 소속돼 있는 단체입니다.
의대협회는 의대 교육을 책임지는 의대 학장들의 단체여서 본격적인 의정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다만 의료계 대표 단체인 의협이 불참을 선언하고 의료공백 사태의 당사자인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고, '2025년 정원' 논의 여부 등 세부 의제를 놓고 의정 간 이견이 큰 만큼 사태 해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는 22일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단체의 참여로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하면
8개월 넘게 이어진 의료공백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의정대화가 시작하게 됩니다.
이들 단체가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한 데에는 장기간 의료 공백 상황에서 환자들의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시 모집을 진행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2025년도 증원 백지화'에만 집착할 수는 없다는 현실론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두 단체는 이날 입장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올바른 의료를 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충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국민과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때, 잘못된 정책 결정에 따른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를 더는 묵과할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료계 내에서는 이들 단체의 협의체 참여 발표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의정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정부에 또다시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엇갈립니다.
정작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의료계 내에서 대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상황에서 협의체는 당장 의제 설정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의료계와 정부는 '2025년 의대 정원'을 협의체가 논의할 의제에 넣을지를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협의체 출범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협의체 이외에도 의료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며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다양하게 마련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협의체 등을 통한 의정대화가 성공을 거두려면 어떻게든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화의 틀 안에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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