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가 공무원이 됐어요~!"
산책하면서 동네를 지키는 '반려견 순찰대'의 인기가 날로 늘고 있는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반려견 순찰대가 전남 영광에도 떴다.
영광 반려견 순찰대 '크림, 베이, 빅'은 오늘도 순찰 준비 중이다.
순찰대 조끼를 입으니 나름 늠름한 아이들.
반려견 순찰대로 선정된 견주와 반려견은 함께 산책하며 지역 방범 활동을 하게 되는데, 현재 전국 25개 지자체에서 반려견 순찰대가 활동하고 있다.
고장난 가로등이나 파손된 시설물을 발견해 신고하는 건 물론, 음주운전 차량을 신고하고, 쓰러진 행인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영광 반려견 순찰대'는 군 단위에선 최초로 만들어져 의미가 깊은데.
공공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유치를 주도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인터뷰 : 조아라 / 댕히어로즈 대표, '크림' 견주
"댕히어로즈는 2023년 영광군 반려견 모임으로 시작되었고요. 2024년에는 전남형 청년 공동체에 선정이 되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반려견들이 지역사회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도시일수록 '반려견 순찰대'의 도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 댕히어로즈 회원들.
지역을 순찰하는 역할 뿐만이 아닌 '반려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인터뷰 : 조아라 / 댕히어로즈 대표, '크림' 견주
"1m 목줄에 묶여 사는 강아지들 그리고 철장 속에 갇혀 사는 강아지들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고, 또 반려동물이랑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지역사회 분위기가 굉장히 많이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그래서 저희 반려견 순찰대를 시작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지역 사회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해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이에 공감한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는 댕히어로즈와 협력해 순찰대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그렇게 군단위 최초로 영광 반려견 순찰대를 모집하게 됐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심사의 벽을 느끼는 반려인들이 많았던 것.
▶ 인터뷰 : 김효선 / 영광 반려견 순찰대 '빅' 견주
"순찰견으로 등록을 하려면 일단 기본적인 인식표 등록이 된 아이여야지 가능하고요. 공격성이 없어야 되고 그리고 실질적인 구호 활동이나 또 주인 견주의 의견을 잘 듣는지 이런 기타 사항들을 다 확인하고 선발된 강아지들이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댕 히어로즈에선 심사의 장벽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훈련사님을 초빙해서 훈련 교육을 실시하고 따라할 수 있는 훈련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선정된 7마리의 영광 반려견 순찰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조끼가 주는 힘은 엄청났다.
매일 같이 반려견과 산책하던 길을 더욱 유심히 살피면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알아 가는 게 많다고..
▶ 인터뷰 : 김효선 / 영광 반려견 순찰대 '빅' 견주
"산책을 하면서 이 지역사회에 문제가 있는 가로등이라든가 이런 걸 저희가 점검을 하게 되어 있잖아요. 그전에는 일종의 그냥 산책만 했다고 하면 지금은 그런 부분이 아닌 내가 어떻게 보면 좀 불편한 부분 그리고 위험한 부분 안전 부분 좀 신경을 쓰고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김형재 / 영광 반려견 순찰대 '베이' 견주
"뿌듯하죠. 단순히 산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하면서 뭔가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되거나 이런 건 아니지만 굉장히 보람되고 뿌듯한 것 같습니다."
늦은밤, 순찰대 조끼를 입은 강아지와 견주가 함께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안전한 분위기를 조성.
이 귀여운 친구들이 어둡던 동네를 밝혀주고 있다.
엄연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는 순찰대 강아지들.
내년에도 모집한다고 하는데.
▶ 인터뷰 : 조아라 / 댕히어로즈 대표, '크림' 견주
"생각한 것보다 심사의 벽이 높지 않습니다. 반려견들이 그냥 사람을 좋아하고 이 공격성만 없으면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꼭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반려견 순찰대 심사에 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획·촬영 : 전준상 / 구성 : 김민성 / 내레이션 : 신민지 / 편집 : 이도경 / 제작 : KBC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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