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입는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 한복
민족 전통문화의 상징인 '한복'은 입는 사람의 마음까지 드러내는 아름다움과 힘을 보여줍니다.
민족 대명절 설을 맞이하면서 전통 우리옷 '한복'에 대해 다시금 눈길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기성 세대들에게 유년기 추억으로 자리 잡은 설빔은 '때때옷'이라 부르던 고운 한복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결혼식이나 기념일에 즐겨 입는 특별한 옷이 됐지만, 한복은 여전히 우리 민족이 자랑하는 전통복식입니다.
우주의 철학을 담은 오방색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직선과 곡선의 조화로 이뤄지는 디자인 감각은 전세계 패션계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한복'과 반세기 동안 함께 살아온 장인이 있습니다.
바로 '한복 디자이너' 박우근 우리옷사랑회 회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박 회장은 "50년 세월을 한복 디자인을 하며 이 길만 걸어왔다"며 "한복은 입는 사람의 마음까지 보여주는 것이어서 제대로 만들어서 제대로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갑진년 설 명절을 앞두고 평생 우리옷 짓는 외길 인생을 살아온 박우근 한복디자이너의 한복 사랑과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한복의 가치 왜곡, 훼손되지 않아야
- 오늘날은 설 명절에 한복 입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한복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옷 한복은 만드는 것도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그 옷을 입는 것 역시 제대로 입어야합니다. 형태만 한복이 아니라 착용도 제대로 할 때 우리 전통 한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옷고름을 반대로 묶고 치마도 제대로 착용을 안 하기 때문에 한복에 대한 그 아름다운 모습이 왜곡되고 또 거기에서 실망하고 그럼으로써 우리 한복의 가치가 훼손당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체험 공간이라든가 전주 한옥마을, 서울 경복궁 근처 등 시중에 국적도 불분명한 변질된 한복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 광주 충장로 '한복거리' 지켜온 외길 인생
- 한복과의 첫 인연은 언제인지.
"전북 전주 태어나 1974년 어머니의 소개로 광주의 한 주단집에서 일하면서 한복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광주에서 주단집을 시작으로 혼수백화점 등에서 일하며 성장기의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1989년 충장로4가에 한복전문점 '아씨주단'을 개업해 평생을 한복 짓는 일에 빠져 살아온 것입니다. 상호 아씨주단은 아내가 지었습니다. 이 이름에 걸맞게 곱고 아름다운 우리 한복을 고객들의 목적, 취향, 체형, 성격에 맞게 디자인해 제법 인기가 많았습니다. 저는 언제나 고객과 상담을 하고 한복을 어떻게 제작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스케치하고 디자인해서, '제대로 만들어 제대로 입어야한다'는 철학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한복 디자이너의 일.
"말 그대로 디자인을 주로 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한복을 만들기 위해 상담을 통해 기본 밑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옷을 직접 만들지는 않습니다. 별도로 천을 자르고 바느질을 하는 것은 그 분야의 직원들이 맡아서 합니다. 물론 한복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제품 제작과 제공에 있어서도 남다른 노하우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 '스트릿 패션쇼' 통해 한복 대중화 나서
- 충장로 한복거리 활성화를 위한 행사를 소개한다면.
"지난해 10월, 충장로에서 추억의 충장 월드 페스티벌 '라온 페스타'의 일환으로 한복 패션쇼가 진행됐습니다. 제가 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옷사랑회 회원들의 참여로 특설무대에서 한복 거리 패션쇼가 진행된 겁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충장로는 호남 지역 대표 '한복의 거리'로 명성을 얻었던 만큼, 이런 행사를 통해 광주 지역 한복 부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복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 자체가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쉽습니다. 한 개인이나 단체가 한복 문화의 진흥을 할 수 없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정책 지원을 적극 해야합니다."
- '원스톱 쇼핑'의 혼수거리로 유명했던 충장로였는데.
"한복을 만들며 반세기 세월을 지켜온 광주 충장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호황기를 보냈습니다. 특히 한복과 관련한 옷감의 도매와 한복 제작 등 '한복 산업'이 활발했었습니다. 1980년대 '86 아시안 게임'과 '88 서울올림픽' 전후로 한복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국가적 국격 캠페인으로 충장로가 활기를 띄게 됐습니다. 여기에 귀금속과 시계점이 집중되면서 충장로 4~5가는 '혼수거리'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2003년 이 거리는 '한복의 거리'로 명명됐고, 2018년부터는 '혼수의 거리'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복 도매업은 찾아보기 힘들고 한복 소매업과 대여업으로 바뀌었습니다."
◇ "생활 속 한복 입기 운동 펼치고 싶어"
- 한복 부흥과 활성화를 위해 진행한 사업이 있다면.
"우리옷사랑회 회원들과 '광주한복특화센터'를 개설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국내 유능한 강사들이 경영 노하우, 기술 함양, 취·창업 인재 양성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16년에는 공동 마케팅과 판매망 확대를 위한 '광주한복협동조합'도 설립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한복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하기 위해 문화 기획자들을 양성해 국민들의 정서에 공감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한복인들의 과업을 이어 나가도록 직업으로서 괜찮겠다고 판단하는 젊은 한복인들이 많이 나타나야 합니다. 한복을 더 많이 입고, 한복을 입은 고운 자태와, 한복을 입는 젊은이들이 충장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보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K-팝처럼 'K-한복'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광주에서부터 알리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하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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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고운 한복에 꿰맨 '50년 세월'
충장로 한복 역사 지켜온 전통 옷 산증인
'한복의 거리'·'혼수의 거리' 명성 견인차
"K-POP 처럼 'K-한복' 우수성 알리고 싶어"
충장로 한복 역사 지켜온 전통 옷 산증인
'한복의 거리'·'혼수의 거리' 명성 견인차
"K-POP 처럼 'K-한복' 우수성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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