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안국현 씨, 35년 전 첫눈에 반해 '자연정원' 구상
1988년부터 사업으로 번 돈 투자..25만 평(약 82만 6,400㎡) 임야 확보
잘 보존된 청정자연 환경, 곳곳에 옛 사람들 자취 선명
1988년부터 사업으로 번 돈 투자..25만 평(약 82만 6,400㎡) 임야 확보
잘 보존된 청정자연 환경, 곳곳에 옛 사람들 자취 선명
"무등산 자락에 이처럼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자연풍광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죠."
전남도 민간정원 11호인 화순 수만리 '바우정원' 주인 69살 안국현 씨는 1988년 지인으로부터 '무등산에 알프스 같은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을 처음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당시 안 씨는 종합건설사 2개와 유통·예식업 등 7개의 회사를 운영하며 한창 사업을 키워가던 때였습니다.
남들은 돈을 벌면 상가를 구입하던 시절에 그는 수만리에 마음이 홀려 사업에서 번 돈으로 일대 임야를 매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선뜻 투자의 방향을 바꾼 것은 장차 '정원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 35년 전 쓰러져가는 토담집 농가 1채 구입
부동산 트렌드에 밝았던 그는 그 무렵 유럽 등 선진국 사람들이 외곽에 별장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를 간파하고, 우리나라도 곧 이같은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 것입니다.
그가 맨 처음 구입한 땅은 수만리 3구 100평(약 330㎡)으로, 거기에는 쓰러져가는 토담집 농가 1채가 있었습니다.
이곳은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오지 산골마을이라 원주민들은 팍팍한 삶을 안겨주는 터전을 벗어나 도시로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곳곳에 빈집이 수두룩하고 땅값도 헐값이었습니다.
더구나 무등산 자락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임야 한 평이 200~300원, 대지가 고작해야 1천 원 수준이었습니다.
도로 사정도 안좋고 여러 가지로 살기에 불편한 곳이라 사실상 버려진 땅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안 씨는 이러한 조건들이 오히려 투자의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광주광역시와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데다 청정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어서 '자연정원'으로서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열악한 교통 인프라는 시간이 흐르면 개선될 것이고 소득이 높아지면 선진국처럼 전원에서 여가생활을 즐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가 30여년 간 넓혀간 땅은 '바우정원' 5만평(약 16만 5,200㎡)을 비롯 무려 25만평.
여의도 면적의 1/4보다 약간 넓은 규모로 수만리 1~4구 임야 대부분이 그의 소유입니다.
그가 수만리에 애착을 갖는 것은 수려하고 청정한 자연경관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식물들과 지질학적 가치, 그리고 오랜 세월 스쳐간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 광대싸리, 물푸레나무 등 30여 종 빽빽이
숲속에는 소나무와 밤나무는 물론 고욤나무, 광대싸리, 물푸레나무 등 30여 종이 빽빽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으며, 그 아래 다양한 약초와 야생화들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지질학적으로는 8,600만 년 전 형성된 주상절리대 서석대, 입석대와 같은 지형으로 이뤄져 70~80%가 바위 지층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여수, 순천 등 전남 동부 지역에서 광주로 진입하는 길목이어서 군사적인 전략 요충지이자 교통의 요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역사적 혼란기마다 이곳에 숨어든 외부인들의 자취가 곳곳에 발견되고 주민들의 입으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최경회 장군이 여기에 진지를 구축하고 왜적과 싸웠는데 지금도 둔벙재 고개, 당시 전사자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100여 기의 무연고 묘 등이 산재해 있습니다.
또한 고려시대부터 장터와 주막이 생겨나 1960년대 후반까지 유지됐는데, 버등장터 주변에는 돌담과 감나무, 술병, 항아리 파편 등이 그 흔적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1960년대 후반까지 장터와 주막 운영
수만리 3구는 탐진 최 씨 7대손이 동학혁명을 피해 이곳으로 들어와 정착한 것이 마을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이어 6·25 전쟁 때는 피난처로 적합한 곳이어서 피란민들이 파놓은 동굴이 아직도 숲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깊은 산 속에서 주민들은 땔감과 약초, 한봉을 광주 시내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삶을 이어왔던 것입니다.
바우정원 주인 안국현 씨는 "수만리 풍광에 매료된 누군가는 뺏을 수 있다면 뺏고 싶다, 영화 한편을 보는 것보다 더 감동적이다고 감탄하더라"고 은근한 자랑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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