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항쟁’을 기록하고 증언한 예술가들!”

작성 : 2024-05-10 08:00:01 수정 : 2024-05-10 09:51:27
김남주·강연균·박효선·나경택·정세현 등
문학·미술·연극·사진·음악 작품으로 창작
‘기억 지도: 금남로의 예술가들’ 전시 초대
5·18기록관 기획..5월부터 8월 25일까지 관람
◇'금남로'의 정치·사회·역사적 상징성 표현

▲5·18민주화운동을 예술로 형상화한 예술가들을 초대한 전시회 '기억지도:금남로의 예술가들'이 5월 1일부터 8월 25일까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리고 있다.

시와 그림, 연극, 사진, 음악 등으로 '5·18민주화운동'을 기록하고 증언하며 고발해 온 예술가들의 작품을 다시 보며 5월 정신을 되새기는 전시회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전으로 '기억지도: 금남로의 예술가들'을 마련해 5월 1일부터 8월 25일까지 3층 상설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 상설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기억지도: 금남로의 예술가들'을 관람하는 시민들.

이 전시에는 시인 고 김남주를 비롯해 화가 강연균, 연극인 고 박효선, 사진가(기자) 나경택, 작곡가 정세현, 입체작가 박정용의 작품과 활동자료,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영상자료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금남로'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 정서적 의미와 가치를 부각하면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에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더하고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 '기억지도:금남로의 예술가들' 전시회를 관람하는 시민들.

전시기획자 홍윤리 학예연구사는 “여러 분야의 작품들은 당시 시민들의 정서를 대변해 주며 예술문화운동을 이끈 동력이 되었다”면서 “이들의 작품은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기억을 기록하며 진상규명에 앞장섬으로써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성을 위해 저항한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전승했다”고 밝혔습니다.

'금남로의 예술가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장소이자 광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인 금남로에서 일어난 10일간의 사건들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예술가의 시각과 생각으로 예술작품으로 담아냈습니다.

◇ 민주화 위한 저항정신과 예술혼 투영

▲시인 김남주의 예술 활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부스에 김 시인의 수묵 초상화가 걸려있다.

'민족시인' 김남주(1945~1994)는 시대의 억압에 맞서는 저항과 투쟁 정신을 시로 담아내 인간의 존엄을 강조했습니다.

이 전시회에는 김남주의 대표시 '학살1'을 담은 조진호 화가(전 광주시립미술관장)의 목판화 작품을 비롯 김 시인을 그린 수묵 초상화, 활동 당시 사진 등 다양한 자료들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김남주 시인의 대표시인 '학살1'을 목판화 작품으로 그린 조진호 화백의 시화 작품을 시민이 관람하고 있다.

그가 남긴 시집 '학살1', '무등산을 위하여', '사랑' 등과 함께 감옥에서 아내에게 쓴 편지,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등의 육필시, 감옥에서 우유갑 은박지에 못으로 새긴 '은박지에 새긴 시'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시에 곡을 붙인 '죽창가'(김경주 곡), '함께 가지 우리 이 길을'(변계원 곡), '자유'(안치환 곡), '지는 잎새 쌓이거든'(이소라 곡) 등 의 민중가요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노래로 불려졌습니다.

▲강연균 화백의 전시부스에는 80년대 시대상황을 그린 '뿌리 뽑힌 나무'와 노 화백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등이 전시됐다.

원로화가 강연균(1941~) 화백은 1980년 5·18광주항쟁 당시 금남로 인근에서 화실을 운영하여 그 현장의 참상을 가까이서 목격한 예술가입니다.

강 화백은 계엄군의 만행에 처참히 죽어 간 시민들의 모습을 표현한 '하늘과 땅 사이1'(1981)과 총상을 입거나 구타당하여 죽임을 당한 시신들을 형상화한 '하늘과 땅 사이2'(1984) 등을 제작해 5·18 참상을 알리려 했습니다.

▲강연균 화백이 1995년 주도했던 안티비엔날레에서 망월묘역 일대에 게시된 만장 설치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80년 5월 17일 제작한 '파선'(1980)과 80년대 암울한 시대상황을 보여주는 '뿌리 뽑힌 나무'(1985), 그리고 격동기를 거쳐온 노 화백의 현재모습을 담은 '자화상'(2024) 등을 출품했습니다.

또한 1995년 광주비엔날레 졸속 창설에 맞서 개최한 안티비엔날레(광주통일미술제)에서 선보인 '하늘과 땅 사이4'의 슬라이드와 망월동 묘역 일대에 설치했던 만장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군부독재 폭압에 맞선 광주 공동체 형상화

▲극작가이자 연출가, 배우로 활약하였던 박효선의 연극 인생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박효선(1954~1998)은 연극 연출가이자 극작가, 배우로 활동하며 1983년 극단 토박이를 창단하여 진보적 문화예술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연극 '잠행'(1987), '금희의 오월'(1988), '모란꽃'(1993), '청실홍실'(1997) 등의 작품을 통해 5·18항쟁 과정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 기억 등을 안고 살아가는 광주공동체를 대변했습니다.

▲박효선이 연극을 통해 광주시민의 기억과 아픔을 달래려 했던 작품들의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금희의 오월'은 1980년 5월 27일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사망한 이정연 열사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광주 공동체를 대변하며 시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박효선이 남긴 대표적인 연극작품의 '모란꽃'과 '금희의 오월', '청실홍실' 등의 포스터와 팸플릿, 원고, 사진자료 등을 볼 수 있습니다.

▲5·18 당시 금남로에서 계엄군의 곤봉에 두들겨 맞는 시민의 모습을 담은 나경택의 사진.

나경택(1949~)은 당시 현장을 취재한 사진기자로서 금남로 1가 1번지 전일빌딩 앞에서 공수부대원이 청년을 붙잡아 곤봉으로 머리와 등을 내리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고발한 장본인입니다.

또 시민들의 횃불집회 장면, 머리에 피를 흘리는 시민과 이를 닦아주는 여성의 모습 등 그가 5·18의 참상이 빚어진 금남로 현장에서 찍은 사진은 5·18의 진상을 밝혀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기자로서 5·18 현장을 취재한 나경택의 사진들.

이번 전시회에는 공수부대 군인에게 곤봉을 맞는 청년의 모습을 담긴 사진을 비롯 조기가 걸린 전남도청, 비상계엄해제를 요구하며 금남로를 행진하는 시민, 거리에서 밥을 짓는 아주머니, 충장로 골목에 대열을 지어 선 공수부대, 태극기를 덮은 죽은 시민들의 관을 놓은 상무관, 불타는 지프차 등 생생한 5·18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을 전시합니다.

◇ 진실규명을 위한 예술작품과 성명서

▲국악을 전공하고 1980년대 대표적인 민중가요 작곡이자 가수로 활동한 정세현이 작곡한 노래 악보들.

정세현(본명 문성민, 1961~2013)은 1980년대 대표적인 민중가요 작곡가이자 가수로 국악가요의 한 획을 그은 예술가로 평가됩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1985년 발표한 '광주출정가'를 비롯한 노래의 악보와 음반, 사진, 인쇄물, 노트 등의 자료를 한데 모았습니다.

▲박정용의 설치작품 '기억하고 새겨야할 것들'

박정용(1966~)은 지난 44년 동안 이어진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따라가며 제작한 작품을 전시합니다.

그의 '기억하고 새겨야할 것들'은 텍스트, 황토, 재봉틀, 지시하는 손의 형상 등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통해 기억의 깊은 의미를 드러냅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5·18진상규명을 위해 발표한 서명서 등 활동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5·18진상규명에 앞장 서 왔으며 진실규명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매년 추도미사를 지냈습니다.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와 정보를 전달하는 여러 가지 출판물을 간행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5·18 당시의 비디오 영상과 각종 인쇄물, 성명서 자료, 영문판 기사, 사진, 책자 등 정평위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김남주 #강연균 #박효선 #나경택 #정세현 #정평위 #금남로 #5월정신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