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밤(현지시각) 집권 1기 마지막 국정연설에 나서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른바 '선제 반박문'을 내고 견제에 나섰습니다.
올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일 바이든 대통령이 수천만 명이 지켜보는 국정 연설을 통해 경제 성과 등을 홍보하고 낙태, 이민, 대외 정책 등에서 자신을 비판하면서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기선 제압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등에 게재한 '조 바이든 국정연설에 대한 선제 반론' 제목의 동영상에서 "조 바이든은 자신이 만든 끔찍한 파괴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미친 듯이 거짓말하면서 자신의 기록에서 도망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국경장벽, 42호 정책, 신속 추방 정책 등을 열거한 뒤 "퇴임 시 나는 바이든에게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물려줬으나 부패한 바이든과 그의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은 최고의 국경 정책을 고의로 하나하나 해체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42호 정책은 트럼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도입한 불법 입국자 즉시 추방 정책으로, 바이든 정부는 이를 지난 2023년 5월에 폐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입국한 이주민 규모에 대해 "바이든 임기가 끝날 때쯤이면 2천만 명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들 다수는 정신병원, 감옥에서 왔으며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슈링크플레이션(제품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을 비판한 것을 거론한 뒤 "미국이 본 가장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라면서 "슈링크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을 가리키는 다른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이든과 그 당의 공산주의자들은 여러분으로부터 수조 달러를 훔쳐 불법 이주민과 새로운 녹색 사기에 썼다"면서 "이는 수십 년만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일 때 인플레이션은 없었으며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었다"라면서 "이제 부패한 조 바이든에게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할 시간"이라며 대선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우회적으로 호소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선제 반박 형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수천만 명이 시청하는 국정연설이 가져올 수도 있는 파급력을 최소화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때 실시간으로 이른바 '팩트 체크'를 통해 신속하게 맞대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이날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한국 시간 8일 오전 11시)에 진행됩니다.
현직 대통령이 국정 과제와 비전을 제시하는 국정연설은 황금 시간대에 생중계되며 해마다 수천만 명의 미국 국민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해 국정연설은 2,700만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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