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축구 대표팀은 현지시각 21일 열린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에 앞서 국가가 연주됐음에도 제창하지 않았습니다.
이란 선수들이 침묵을 지킨 이유는 자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서입니다.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지 않자 이란 국영TV는 경기 생중계를 중단했습니다.
경기를 관람하러 온 이란 팬들은 국가 연주 중 야유를 보내며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란 응원단이 자리한 곳에서는 '여성, 삶, 자유'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페르시아어로 '자유'를 뜻하는 '아자디'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습니다.
이날 경기에는 수도 테헤란에서 온 관중 2백여 명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에 살고 있는 델라라 자하니는 "대표팀은 우리에게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제 사람들은 대표팀에 대해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혐의로 경찰에 끌려간 여성이 의문사한 뒤 두 달 넘게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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