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30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가짜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학원에 가는 일,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요?
취재를 해보니, 체험학습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실제 체험학습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기준도, 의무도 없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악용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어서 조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초등학교 홈페이집니다.
교외체험학습을 위한 신청서와 보고서를 내려받고, 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연간 허가 일수는 광주시교육청이 정한 최대 38일 안에서 각 학교의 학칙에 따라 결정됩니다.
자유로운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교외체험학습 제도지만, 관리는 부실하기만 합니다.
실제 체험학습이 잘 이뤄졌는지를 증명하는 서류가 바로 '보고서'인데, 학습 내용과 느낀 점 등만 기재하면 돼 제대로 된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싱크 : 초등학교 관계자 A(음성변조)
- "보호자가 계획서를 내실 것 아녜요. 개별 체험학습 보고서를요. 그럼 거기를 간다고 생각하는 거죠. 신청한 데를 따라다닐 수는 없잖아요."
사진이나 입장 티켓 등 증빙 자료를 첨부하는 지침 역시 학교마다 달라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장수남 / 광주광역시교육청 세계민주시민교육과
- "학교에 제가 전화를 해보니 (증빙자료를) 첨부한 곳도 있고, 안 한 곳도 있도 그러더라고요. (안 하면 통과 안 되는 이런 건) 아니라는 거죠. 학부모님께서 양심적인 판단 하에.."
이번 입시학원 사례처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제도를 악용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 해당 학원 측이 언급한 학교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 싱크 : 초등학교 관계자 B(음성변조)
- "그런 부분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것이라고, 며칠 체험학습 내놓고 학원 다닌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죠)"
▶ 싱크 : 초등학교 관계자 C(음성변조)
- "저희 학교 학생 중에요?(네네) 저도 모르는 사항인데 한 번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학부모들이 교육 시스템의 빈틈을 입시 경쟁에 이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고형준 /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활동가
- "학교가 더 나서라는 것은 상당한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광주시교육청이 현장 체험학습을 허위로 갔을 시 강력한 페널티를 줄 수 있는 묘안을 만들거나, 학교에 부담이 덜 가는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이번 사안을 파악한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학교를 상대로 실태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또 학부모들에게 체험학습 악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허위 보고서 작성 사실이 드러난 학생은 결석 처리할 예정입니다.
KBC 조윤정입니다.
#초등학교 #입시 #학원 #사립중학교 #체험학습
[단독]"마음만 먹으면 악용 가능"..'구멍' 뚫린 체험학습 제도
작성 : 2023-09-20 21:22:25
수정 : 2023-09-20 21: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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