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尹, 대선 당일 명태균 보고 받고 초비상 걸렸을 수도..하루 종일 대책회의"[여의도초대석]

작성 : 2024-10-30 10:58:34 수정 : 2024-10-30 11:06:06
"尹, 현장에서 뭐가 이상한 게 올라온다..‘투표 독려’ 직접 지시"
"대선 당일, 명태균 9차 보고서 다운받아..수차례 관련 대책회의"
"尹, 1시간에 50분 본인 혼자 얘기..즉흥적, 굉장히 힘들고 위험"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내 인생 어떻게 될지 몰라, 인수위 사표"
▲ 29일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한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

대선 당일까지 명태균 보고서를 다운받았다고 폭로한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대선 캠프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가 너무 즉흥적이어서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윤석열 후보 대선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교수는 29일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대표적으로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 이런 걸 보시면 그게 전후 준비가 없었다. 나중에 사후적으로 말을 맞추느라고 힘들었다. 예를 들어 예산이 얼마가 들어가고, 언제부터 할 거고, 평균이냐 순차적으로 하는 거냐 등등등이요"라며 "굉장히 힘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을 지낸 신 교수는 같은 연장선상에서 '윤석열 정권 인수위'에 참여했다가 금방 사표를 내고 나온 이유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트라우마가 정말 심했는데 만약에 그런 불행한 일이 다시 생긴다면 제 인생은 또 뭐가 되고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나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어떤 사람을 재단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정도의 그릇이나 인생은 아니지만, 아쉽게도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경영할 철학이나 준비는 정말 덜 돼 있으시다. 캠프에 있으면서 정말 굉장히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것이 신 교수의 평가입니다.

신 교수는 캠프에서 본인 업무와 역할에 대해 매일 아침 전략조정회의, 저녁 일일상황점검회의에 참여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정책 공약 압축과 보고 등을 담당하면서 윤석열 후보를 직접 지원하는 자리에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 교수는 "당시에 이제 수도 없이 대면하면서 보고드렸고 했던 것들이 있으니까 그 과정에서 본 거, 에피소드가 좀 있을 거 아니에요"라며 "제가 가십 이런 거는 말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즉흥적인 의사결정이나 결론이 나오는 것들, 공약, 이제 이런 수많은 것들을 보면서 이렇게 가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겠구나. 또다시 불행한 일이"라며 말을 흐렸습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그래서 인수위 시작하자마자 사표 내고 원희룡 본부장께서 잘해 주셨으니까 찾아뵙고 마지막 인사드리고 저는 딱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진행자가 "아니 캠프나 인수위에 있었을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이거 잘못하다가 박근혜 대통령 전철을 밟을 수도 있겠다' 이런 느낌을 가지셨다는 건가요?"라고 묻자 신 교수는 "그런 직감이 저는 많았죠"라고 답했습니다.

"아니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뭘 보고 '저러다가 또 탄핵당하는 거 아니냐' 이런 느낌을 가지셨냐"는 이어진 질문엔 "사적인 건 가십으로 흘러가니까 제가 자제를 하고"라며 "예를 들어 '이거를 고쳐야 된다' 직언을 드려야 되는데 '드려보자'라고 얘기도 했는데 아무도 드리는 분들을 본 적이 없어요. 모든 것이 탑-다운이죠"라고 답했습니다.

"지금도 아마 제가 그 뒤로 용산에 근무는 안 해봐서 모르지만 그런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 같다는 추론이 든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캠프 때부터 누가 직언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나요?"라고 재차 묻자 신 교수는 "물론 분위기가 맨날 무겁고 이런 건 아니지만. 1시간에 59분을 얘기한다. 어떤 분들이 얘기해서 화제가 됐지만 그 정도는 아니시고요"라며 "제가 볼 때는 50분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예를 들어 정책 보고를 들어갔을 때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되잖아요. 시간이 없잖아요. 비유하자면 단기 속성과외를 받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이제 몇 분 듣다 보면, 굉장히 아는 게 많으세요. 광범위하게. 그러나 그게 깊이 있는 건 아니겠죠"라며 "그런데 이제 그런 걸 한 5분 정도 들으시면 또 다른 거 말씀하시다가 보면 거의 회의 시간이 끝나가고 이런 경우가, 경험이 많이 있었죠"라고 당시 분위기나 윤 대통령 스타일을 전했습니다.

"즉 경청을 잘 하지 않으시니까. 어떤 직언이나 이런 것들은 더더군다나 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던 건 사실이죠"라고 신 교수는 확인했습니다.

신용한 교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엔 명태균씨와 관계를 단절했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대선 당일까지 '명태균 보고서'를 다운받았다"며 후보 선출 이후엔 명태균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을 사실상 일축했습니다.

신 교수는 "제가 공개한 '명태균 보고서'가 이게 이제 '9차'라고 되어 있다. 그러면 8차까지도 쭉 있다는 거잖아요. 앞쪽에도 있었을 거 아니에요"라고 말해 지속적으로 관계가 이어져 왔음을 시사했습니다.

"혼자 보기 위해서 여론조사를 한 것인데 유출된 것 같다"는 명태균씨 주장에 대해서도 신 교수는 "이게 지금 샘플 수가 5,000명 되잖아요. 9차만 놓고 봤을 때도 비용이 상당하죠"라며 "그런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혼자만 본다?"라고 되물었습니다.

"또 그 앞에 8번이 더 있었다고 하면 그걸 계속 혼자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되겠지' 혼자 이러고 있었다는 거는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며 "누군가와 보고든 공유든 뭐가 있었겠구나 라는 추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명태균씨는 그러면서 "대선 당일 생각보다 박빙으로 전개돼서 비상이 걸렸는데, 윤 대통령이 이거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날 제가 들은 바로는 후보께서 직접 뭐가 현장에서 이상한 게 올라온다. 그러니까 빨리 이거 투표 독려해라"라고 전했습니다.

그전까지 여론조사 보고서는 윤석열 후보가 8~12% 이기는 걸로 나와 캠프 분위기가 좋았는데 대선 전날 올라온 명태균 보고서는 박빙 승부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반신반의했는데 대선 당일 투표율과 출구조사 등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상해 투표를 독려하면서 명태균 보고서도 다운받았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입니다.

신 교수는 다만, "후보께서 이걸 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제가 모르죠"라며 "근데 추정입니다만 명태균씨가 보고를 했다고 하면 거기서 초비상이 걸렸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여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뉴스타파는, 29일 대선 하루 전날인 2022년 3월 8일에 작성된 '명태균 보고서'를 가공 및 요약한 '명태균 메모장' 파일을 최초로 입수했다며 이 '명태균 메모장' 파일을 당일 저녁에 명태균씨가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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