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수 칼럼] 광주문학의 탯줄, ‘용아 문학’ 브랜드 만들자

작성 : 2024-11-01 09:05:28
용아의 예술적 자산 활용한 관광전략 필요
문학관 건립 기증의사 불구 부지 확보못해 난항
용아 문학유산 잘 가꾸어 예향 진면목 보여야
▲KBC 박준수 선임기자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맞아 곳곳에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중앙초교 강당에서는 1930년대 대표적인 민족시인 용아 박용철(1904년~1938년)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제4회 용아문화예술제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사단법인 용아박용철기념사업회 주최로 '용아의 시심(詩心)으로 스며드는 고향 언덕'이란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문인들과 민형배, 박균택 국회의원, 김기숙 광산부구청장 등 내외빈들이 참석해 강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분위기 고조
그동안 조촐하게 치러지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2022년 제2회 용아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축제 분위기가 고조됐습니다.

특히 행사 내용 또한 학술공모를 통한 용아 문학탐구에 초점이 맞춰져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처음 시도된 학술 공모는 용아 관련 연구가 빈약한 점에 착안하여 용아문학의 학문적 저변 확대를 위한 마중물이었습니다.

첫 결실인 학술상 대상에 '박용철 시학의 인지시학적 연구' 논문을 발표한 김청우 국립부경대 교수가 수상했습니다.

또한 우수논문상은 김미미(전남대) '공백으로서의 민족어와 낭만', 김학중(경희대) '박용철 시에 나타난 기술의 문제', 정유선(조선대) '박용철 시, 시론에 나타난 재현의 문제'가 각각 수상했습니다.
◇ 인지시학 이론 적용 '순수시' 개념 정립
이번 학술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청우 교수는 인지시학 이론을 연구방법으로 원용하여 박용철 시론에서의 '순수시' 개념을 보편 미학적 의미로 해석해내는 값진 성과를 일구었습니다.

내년에는 학술상 공모를 좀 더 일찍 시작해 용아 박용철과 그 문학에 대한 연구 의욕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용아의 눈부신 문학적 업적을 활용해 지역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브랜드화를 통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기념사업회 김용하 이사장은 "5개년 계획을 세워 용아 문학의 학문적 저변 확대, 용아문학관 건립, 회원 배가 운동을 통한 성장 등 용아 문학의 예술적 가치를 고양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한 "용아문화예술제를 호남권 최대의 문화·예술과 지역 중심 축전으로 성장시키고, 궁극적으로 관광 산업과의 연계까지 성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은 자기 고장 출신의 유명 문인의 유산을 활용해 다양한 도시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브랜드화를 통해 관광자원으로
하지만 용아 박용철의 경우 소촌동 생가만 보존돼 있을 뿐 문학유산을 담아낼 문학관(기념관) 등 인프라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브랜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문학관(기념관) 건립과 관련, 한 독지가가 부지가 마련되면 건물을 지어 기증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수 년째 진척이 없어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용아 박용철은 한국 현대문학의 탯줄입니다. 1930년대 '시문학파'를 창립하여 우리나라 순수 서정시 시대를 열었고, 번역, 비평, 출판, 연극 등 폭넓은 활동으로 한국문학의 전환점을 마련한 민족문예운동가입니다.

그의 대표작 '떠나가는 배' 시비가 황룡강수변공원, 광주공원과 송정공원에 세워져 있습니다.

광주가 낳은 걸출한 민족시인의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브랜드화 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의 진면목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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