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폭우가 할퀴고 간 전남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지정문화재들도 곳곳에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
토사가 휩쓸려간 산책길은 배수관이 훤히 드러나고, 담벼락 일부는 파손됐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포클레인 두 대가 분주하게 흙을 흩뿌리고, 쟁기를 든 인부들이 땅을 다집니다.
조선시대 민간정원의 백미로 꼽히는 소쇄원
길이 30여m, 너비 4m가 넘는 산책로가 유실돼 긴급복구에 나선 겁니다.
▶ 싱크 : 공사 인부
- "물이 (넘쳐서) 막 넘어버리니까 그런 것이에요. 그때 한 500mm 왔잖아요 여기 비가.."
소쇄원을 가로지르는 계곡 옆 흙길에는 성인 손바닥 크기의 돌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담벼락 주변에는 불어난 물에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멧돼지 사체까지 발견됩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지난 2017년 보수한 담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60cm가 넘는 길이의 벽 일부가 떨어져 나갔는데, 잔해물이 어디로 떠밀려 내려갔는지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옥헌도 곳곳에 생채기가 났습니다.
해마다 8월이 되면 짙은 분홍빛으로 물드는 명옥헌의 명물 베롱나무 꽃은 물폭탄에 찢겨나가면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습니다.
토사가 유실된 나무는 밑동이 훤히 드러나고,
석축을 이루는 돌들은 급류에 휩쓸려갔고, 산책로는 유리창마냥 여러 갈래로 깨지고 구멍까지 뚫렸습니다.
▶ 인터뷰 : 김 신 / 전주시 덕진구 (관광객)
- "정갈스러운 그런 걸로 기대하고 오랜만에 아내랑 왔는데 너무 많이 훼손이 되어있는 느낌 그래서 상당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올여름 장마와 잇따른 폭우로 세계문화유산 안동 봉정사를 포함해 모두 47곳의 국가 주요문화재가 훼손됐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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