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1980년 5·18 당시 민간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공수부대원이 유족을 직접 찾아 사과했습니다.
희생자 유가족은 늦게라도 사과를 해줘 고맙다며 자신의 죄를 고백한 41년 전 공수부대원을 따뜻하게 안아줬습니다.
김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접견실에 들어선 노년의 남성.
유족과 얼굴을 마주하자 이내 바닥에 엎드려 오열합니다.
고개를 들지 못한 채로 41년 전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 싱크 : 전 공수부대원
- "죄송합니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1980년 5·18 당시 7공수여단 33대대 소속으로 광주에 투입된 A 씨.
광주시 외곽 차단 업무를 맡은 A 씨는 군인들을 보고 도망치던 민간인에게 총을 쏴 사살했습니다.
희생자는 당시 25살이었던 박병현씨였습니다.
▶ 스탠딩 : 김재현
- "고 박병현 씨는 1980년 5월 23일 고향인 보성으로 가기 위해 지금의 광주시 남구 노대동 인근을 지나가다 공수부대원이 쏜 총에 희생됐습니다."
박 씨의 희생에 대한 진실은 최근 5·18 진상규명위원회의 추적 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희생된 날짜와 장소, 시간을 특정해 인근에 투입된 부대를 파악했고 당시 근무자들을 일일이 대조해 A 씨를 확인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지난 40년 동안 죄책감에 시달려왔다고 털어놨습니다.
유족들은 용기 있게 나서줘 고맙다며 A 씨를 따뜻하게 안아줬습니다.
▶ 싱크 : 박종수 / 故 박병현 씨 형
- "마음 편히 사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제 죽은 동생을 다시 만났다 이런 마음으로 정말 용서를 하고 싶어요"
5·18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많은 제보와 신고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싱크 : 송선태 / 5ㆍ18진상규명조사위원장
- "현재 추적 중인 사건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두 건 정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가해자의 용기 있는 고백이 40년 넘도록 이어져 온 상처와 아픔을 씻고 5·18 의 진실을 찾는 새로운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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