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 탈출한 고려인 4세

작성 : 2022-04-01 17:52:48

6개월 전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건너온 우크라이나 국적 고려인 4세 이미카엘로씨.

그는 광주와 경기도 등에서 태양광발전기 설치작업을 하며 돈을 벌어 우크라이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지난달 갑자기 귀국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가족들이 사는 므콜라이우까지 전선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미카엘로씨의 아내 김옐로나씨는 "새벽 5시에 폭탄이 터지는 소리에 놀라 온 가족이 잠을 깼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미카엘로씨의 가족들은 이웃의 도움을 받아 우크라이나에서 극적으로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7일 루마니아에서 미카엘로씨와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행을 택한 가족들.

2주 넘게 기다린 끝에 루마니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단기방문비자(C3)를 발급받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루마니아에서 카타르를 거쳐 다시 인천공항까지 장장 20시간이 넘는 하늘길.

미카엘로씨 부부는 "비행기를 타니 그제서야 숨이 쉬어지는 기분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로 탈출할 때와 타지에서 비자를 받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국내에 마땅한 거처가 없는 미카엘로씨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 딸, 그리고 조카는 경기도 안산의 동생집에 머물고 있고, 미카엘로씨 부부는 광주 고려인마을에 임시로 터를 잡았습니다.

이들은 90일짜리 단기비자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광주 고려인마을의 도움을 받아 전셋집을 구해볼 생각입니다.

자녀들과 상의해 한국으로의 이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미카엘로씨는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놀라웠다. 한국인들의 도움이 정말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러시아 침공 이후 국내로 입국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은 현재까지 190여 명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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