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8년 간의 원인 추적..세월호, 지금 어디에 있나?

작성 : 2022-04-14 16:11:32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올해로 8년이 지났습니다.

세월호를 두고 나왔던 수많은 말들은 결국 하나의 질문에 다다를지 모릅니다.

'왜 사고가 났는가?'

공식조사위원회만 세 차례 꾸려졌지만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습니다.

사고 이후 8년, 그 동안의 조사는 어떻게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무슨 내용들이 확인됐는지 정리했습니다.

-조타수 과실? 조타기 이상?

2014년 10월, 세월호 사고에 대한 첫 공식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지목한 사고원인은 '조타수의 조타미숙'. 선박의 방향을 바꾸는 장치인 '타'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 세월호가 좌현으로 기울면서 사고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조은석 당시 대검찰청 형사부장은 "조타수의 조타미숙으로 인한 대각도 변침으로 배가 좌현으로 기울며 제대로 고박 되지 않은 화물이 좌측으로 쏠려 복원성을 잃고 침몰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같은 해 12월에 나온 해양안전심판원의 '여객선 세월호 전복사고 특별조사 보고서' 역시 비슷했습니다.

'비정상적인 급변침(항로를 변경하는 것)'으로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항해사 박모씨와 조타수 조모씨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2015년 11월 대법원은 사람(조타수)이 아닌 기계(조타기) 문제의 가능성을 인정합니다.

"사고 당시 세월호의 조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에 관해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결국 조타수 조 씨의 업무상 과실 혐의는 무죄로 확정됐습니다.

-떠오른 세월호..'내인설'과 '열린 안'

2017년 3월 세월호가 인양됐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고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선 순간이었습니다.

선체 조사 없이 사고원인을 밝혀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선원 2심 재판부는 "세월호를 인양해 관련 부품들을 정밀히 조사한다면 사고 원인이나 기계 고장 여부 등이 밝혀질 수도 있다"고도 했습니다.

같은 해 7월 조사를 시작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에 기대가 모아진 이유였습니다.

이듬해 8월 선조위는 2개의 종합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선체 내부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인설'과 선체 결함 뿐 아니라 외적인 원인도 검증해야 한다는 '열린 안'입니다.

2022년 현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세월호 관련 진상조사는 대부분 이 두 보고서에서 지목한 근거들을 검증하는 작업입니다.

-급선회, 급경사, 급침몰..왜?

세월호 참사 진행과정을 돌이켜 보면 세 가지 의문이 떠오릅니다.

△ 왜 급격하게 회전했나? (급선회)
△ 왜 급격하게 기울어졌나? (급경사)
△ 왜 빠르게 침몰했나? (급침몰)

내인설 종합보고서는 세월호가 무리한 증개축과 복원성 훼손, 화물 과적, 부실 고박, 평형수 부족 등과 더불어 사고 당일,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발생해 선체가 쓰러졌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증개축에 따른 복원성 훼손과 화물 과적, 부실 고박, 평형수 부족 등이 급경사 원인으로 지목됐고, 급침몰의 이유로는 수밀문이 개방된 상태였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다음은 내인설 종합보고서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 무리한 증개축
2012년 10월~2013년 2월 전남 영암에서 세월호 증개축
선실 증축(여객정원 804명->921명)+5층 전시실 증축+선수 우현 카램프 제거

△ 총 톤수 변화
6,586톤(개조 이전) → 6,825톤(개조 이후)
이전보다 무게중심 83.2cm 상승

△ 화물 과적
세월호 화물 총 중량 2,210톤(세월호 화물 최대 적재량은 1077톤)

△ 부실 고박
승인된 것과 다른 고박장치 사용, 일부 갑판에선 고박장치 미비

△ 평형수(선박 내부에서 좌우를 오가며 균형을 맞춰주는 물) 부족
2014년 4월 15일 인천항 출항 당시 세월호의 평형수는 788.029톤(권고량 1,700톤)

△ 수밀문 및 수밀격문 개방
E갑판 기관 장비 구획의 미닫이식 수밀문 2곳과 수밀 맨홀 5곳이 열린 상태

'솔레노이드 밸브'는 세월호가 급격한 우회전(급선회)을 시작한 이유로 제시된 내인설의 핵심 근거입니다.

배의 방향을 바꾸는 조타장치인 '솔레노이드 밸브'는 선체 조사당시 고장난 채 발견됐습니다.

세월호의 방향타가 고장으로 인해 한 쪽 끝까지 돌아가면서 선체가 급격하게 회전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입니다.

회전을 시작한 세월호는 자체 복원성이 약하고,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화물, 부족한 평형수 등으로 결국 쓰러졌다는 해석입니다.

2020년 11월, 사참위는 솔레노이드 밸브에 관한 자체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솔레노이드 밸브와 배의 방향타 모형을 제작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의 급선회와 방향타 회전 등은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근거로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은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과의 연관성은 낮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외력에 의한 사고 가능성?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낸 보고서 중 '열린 안'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선체 내부 결함에만 한정하지 않고, 외력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열린 안이 주목한 부분은 '좌현 핀안정기'(스태빌라이저)와 'AIS 항적 기록에 나타난 급격한 우회전', '블랙박스에 나타난 화물차량의 움직임' 등입니다.

'핀 안정기'란 선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로, 고래의 가슴 지느러미처럼 배 양쪽에 달려있습니다.

핀 안정기는 정상 작동 시 한계각은 25도인데, 세월호의 좌현 핀 안정기는 이를 2배 이상인 50.9도까지 돌아간 상태였습니다.

즉, 핀 안정기가 외력의 작용으로 한계 이상으로 돌아갔고 이 때문에 급격한 우회전이 발생했다는 해석입니다.

선조위 외력 검증 테스크포스(TF)팀은 "조사 결과를 종합했을 때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외력의 가능성은 확인했으며, 그것에 대한 배제의 근거는 찾지 못하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대한 추가 검증으로 사참위는 지난해 11월 이를 뒷받침하는 용역 실험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실험에 따르면 핀 안정기가 해저면에 부딪쳤을 때 힘의 크기는 최대 70톤으로 분석됐습니다.

핀 안정기가 정상 각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160톤 정도의 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핀 안정기가 돌아간 이유가 침몰하면서 해저면과 부딪쳤기 때문이 아니라면 운항 도중 다른 외력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3년여 기간 동안 조사를 이어온 사참위는 오는 6월 활동을 종료합니다.

이후 조사결과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국회와 대통령에 보고할 계획입니다.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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