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생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이야기

작성 : 2025-03-18 09:47:50
성 노동자, 이주자, 장애인 등 밀착 관찰
가슴 절절한 사연들…사회 이면 들춰내
다양한 삶의 양식을 추구하는 용감한 시도
윤수종 교수 편저,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 출간

▲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 표지

"이미 학교 마칠 정도를, 지금 두 달 좀 넘었는데 벌써 다 모았거든요. 근데 예전에는 딱 이것만 모으면, 생활비는 어찌 됐든 간에 그냥 그만하자 생각했는데, 안 그만두게 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냥, 지금 저도 모르겠어요."
(스물여덟의 삶과 성 노동 경험 중에서)

성 노동자와 이주자 등 우리 사회 외진 곳에서 남다른 생을 살아가는 소수자들의 삶과 사회적 관계를 가까이 들여다본 책이 출간됐습니다.

윤수종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가 엮은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문학들 刊)가 화제의 책입니다.

이 책은 윤 교수가 계간 문예지 『문학들』에 연재된 여러 필자의 글을 묶은 것인데, 『소수자들의 삶과 문학』(2014년), 『소수자들의 삶과 기록』(2019년)에 이은 세 번째 책입니다.
◇ 다양한 사연들이 이야기 형식으로 담겨
이 책에는 명문대 출신 여성 성 노동자, 외국인 이주자, 장애인, 10대 미혼모 등 소수자에 대한 관찰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술된 다양한 사연들이 이야기 형식으로 담겨 있습니다.

먼저, 성 노동자와 관련한 두 개의 글 가운데 스물여덟의 삶과 성 노동 경험은 명문대 여성의 성 노동 경험을 다루고 있는데, 한국 사회에서 가족 지원 없이 혼자 살아가는 여성의 암울한 현실이 잘 드러납니다.

금융화와 성매매는 실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과의 인터뷰와 이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진 글로 그 내용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이주자와 관련한 농촌사회 연구자 정숙정의 글 밥 한 끼의 무게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참여관찰과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농촌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는 듯합니다.
◇ 참여관찰과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작성
장애인에 대한 글 오늘도 괜찮아에서 이우주는 불안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청년 남성과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청년 여성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흔히 엄살로 치부되곤 하는 그 증상들이 앓는 이에게는 얼마나 고통과 상처가 되는 일인지를 절절히 느낄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와 관련해 박대엽은 여장남자의 삶과 성 활동에서 여장남자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주로 성 만족감을 위해 여장을 하는 남성 CD(여장남자)를 다룹니다.

이어 용감한 어린이들에서 조재호는 2022년 초등학교 공교육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삶을 교육 현장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또한 10대 미혼모의 이력과 고통, 심경에 대해 인터뷰한 김재현의 10대 미혼모의 삶은 고등학생으로서 임신하여 출산하고 혼자 키우는 은지 이야기를 전합니다.
◇ 주체적인 활동을 통해 삶의 형식 풍부화
세진은 BDSM 경험과 커뮤니티의 특성에서 색다른 성 형식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학-피학, 사디즘-마조히즘이라고 알려져 왔던 것을 좀 더 확대하여 구속과 훈육, 지배와 복종, 가학과 피학 등을 포함하는 성 활동으로서 BDSM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커뮤니티 활동을 소개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소수자들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 더 이상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스스로 주체적인 활동을 통해 표준적인 삶의 형식을 바꿔 가려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한마디로 삶 형식을 풍부화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기존의 사회관계를 바꾸어 가려는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