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1명의 아동을 유괴해 인신매매한 60대 여성에게 사형이 선고됐습니다.
19일 중국신문주간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아동 유괴 혐의로 기소된 위화잉(60)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정치 권리 종신 박탈과 전 재산 몰수 처분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범죄 내용이 엄중하고 사회에 끼친 해악이 커 엄중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위화잉은 1993년부터 3년 동안 남성 두 명과 짜고 구이저우, 충칭 등지에서 11명의 아동을 유괴해 허베이성 한단시로 데려가 인신매매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남성 2명은 숨지거나 행방불명된 상태입니다.
앞서 위 씨는 지난 2004년에도 윈난성 다야오현 인민법원에서 또 다른 아동 유괴죄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가 2009년 조기 석방된 바 있습니다.
위 씨의 인면수심 범죄 행각은 위 씨에게 유괴돼 농촌 가정으로 팔려 간 여성 양뉴화(33) 씨가 친가족 찾기에 나서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구이저우성 비제시 즈진현에서 태어난 양 씨는 5살 되는 해였던 1995년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이웃에 살던 30대 여성의 손에 끌려 기차를 타고 허베이성 한단으로 갔습니다.
양 씨는 한단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막노동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농촌 남성의 딸로 팔려 가 '리쑤옌'이라는 이름으로 기구한 삶을 살게 됐습니다.
그의 양아버지는 그를 잘 대해줬지만, 흙벽에 비까지 새는 집에서 곤궁한 생활을 해야 했던 탓에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퇴하고 돈벌이에 나서야 했습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의 본명이 양뉴화라는 것과 자신이 유괴된 과정을 또렷하게 기억하던 양씨는 2012년 자원봉사단체의 도움을 받아 친가족 찾기에 나섰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 2021년 자신의 본명과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 등을 소개하며 가족을 찾는다는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것이 계기가 돼 자기의 뿌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른들로부터 "사촌 언니가 어렸을 때 실종됐다"는 말을 들어왔던 양 씨의 사촌 여동생이 연락하면서 26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양 씨의 유괴에 충격을 받아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뜬 뒤였습니다.
양씨는 2022년 공안국에 자신을 유괴했던 사람을 찾아 처벌해 달라며 신고했고, 수사에 나선 공안은 24일 만에 위화잉을 체포했습니다.
아동 유괴 혐의로 기소된 위 씨가 법원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자 불복한 양 씨는 처벌이 약하다며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원은 보강 수사 과정에서 위 씨가 양 씨 외에도 10명의 아동을 유괴, 인신매매한 사실을 밝혀내 사형을 구형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위 씨에 대해 880만 위안(약 16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양 씨는 "위 씨가 배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내 인생을 망치고 우리 가정을 풍비박산 내고도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은 데 대해 응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신문주간은 위 씨가 법원 판결에 불복, 항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아동 유괴와 인신매매가 빈번한 중국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장쑤성 쇠사슬녀' 사건을 계기로 당국이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작년 1월, 장쑤성 쉬저우시 펑현의 한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묶여 있는 40대 여성의 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 여전히 횡행하는 인신매매의 민낯이 드러나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납치돼 농촌 남성에게 팔려 간 해당 중국 여성은 8명의 자녀를 낳고, 조현병 증세가 있다며 감금 등 온갖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지 당국은 이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축소,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습니다.
결국 여성의 남편과 인신매매범들은 징역 8∼13년 형을 선고받았고, 현지 공무원 17명은 면직 등 무더기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작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여성·아동 유괴 및 인신매매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고, 리커창 당시 총리도 유괴와 인신매매 범죄를 강력히 단속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인신매매 #중국 #사형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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