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회장직이 28년 만에 부활합니다.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미국에서 급히 귀국해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95%의 찬성률로 회장직 신설 안건이 가결됐습니다.
유한양행은 15일 서울시 동작구 본사에서 '제101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제약 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지 않음을 명예를 걸고 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한양행은 앞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며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고, 외부 인재 영입 시 현재 직급보다 높은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유한양행에서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고문 두 명이고, 연 고문이 회장에서 물러난 1996년 이후에는 회장직에 오른 이는 없었습니다.
유일한 박사의 손녀이자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할아버지의 정신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것이 유한양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그저 회사를 살펴보고 회사와 할아버지의 정신을 지지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선 조욱제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직제가 마련되면 회장직에 오를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던 이정희 의장은 주주총회장을 빠져나가며 "저는 (회장) 안 하겠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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