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트렌드? 현실에 없는 가짜 MZ 누가 만드나?

작성 : 2022-11-18 11:15:07
▲사진: 구글 검색창 캡처
2022년 한국의 트렌드를 이끄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MZ'입니다.

MZ세대는 M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결합한 말로, M세대는 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Z세대는 1995년부터 200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의미합니다.

지난 2019년 MZ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이후, 미디어는 이들이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앞다퉈 MZ세대를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색창에 MZ세대라는 단어만 입력해도 연관 검색어로 특징과 소비 패턴 등이 뜰 정도로 미디어는 MZ와 관련된 모든 것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진: 제페토
-이게 MZ 트렌드라고?

미디어에 MZ에 대한 특징이나 트렌드로 거창하게 소개되는 것들 중에는 실제와 거리가 있는 현상들이 많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면서 'MZ세대의 놀이터'로 주목받은 메타버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디어는 연일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상세계 플랫폼 메타버스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정작 MZ세대 트렌드라고 말하기에 메타버스 이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대학내일연구소에서 지난해 만 15세 이상 40세 이하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M세대 사이에서는 100명 중 5명, Z세대 사이에서는 100명 중 단 10명만이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생 김선 씨(22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입학식과 같은 비대면 행사에 메타버스가 이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한 경험은 없다"며 "또래 친구 중에서 메타버스를 애용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메타버스 이용 연령이 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용 자체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를 마치 특정 세대의 트렌드라고 소개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최근 고물가 시대 도래로 한 푼도 쓰지 않고 버티는 '무소비·무지출 챌린지'가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언론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SNS를 통해 무지출 인증샷을 올리거나 무지출 공개선언을 하는 사례가 빗발치고 있다며 새로운 지출 트렌드라고 소개를 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실재하는 현상에 대한 분석이라기보다 미디어가 무리하게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대학생인 하요진 씨(19세)는 "무지출 챌린지는 처음 들어본다"며 "어떻게 돈을 아예 안 쓰고 살 수 있느냐"는 궁금증을 내비쳤습니다.

경제 상황의 악화로 등장한 무소비 무지출 챌린지와 코로나19로 인해 퍼지기 시작한 메타버스 등은 사회 변화로 나타난 현상일 뿐입니다.

미디어에 나타난 MZ세대의 트렌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정말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난 현상에 MZ세대의 트렌드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사진: 웨이브 유튜브 캡처
-MZ세대의 진짜 사랑법은 자만추?

미디어는 개방적인 MZ세대가 이른바 '자보고 만남을 추구'하는 '자만추'의 연애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이를 MZ세대의 사랑법이라며 방영한 OTT 웨이브의 '잠만 자는 사이'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소수의 연애 방식을 모든 MZ세대의 특성인 것처럼 홍보를 했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은 'MZ 아무데나 갖다 붙이지 마라', '이런 게 MZ면 나는 MZ 탈퇴하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학생인 문선영 씨(22세)는 "SNS에서 보이는 MZ세대를 진짜 MZ세대로 생각해 빚어진 일 같다"며 "자보고 만남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있을 수는 있지만 MZ의 특성이라 보기는 어렵고, 이를 홍보 수단으로 쓰는 것은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MZ세대를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한 것인데, 이처럼 MZ세대를 남용하는 것은 관심보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MZ다운 것은 없어요

MZ세대의 특성을 검색하면 '버릇없다', '개성있다', '솔직하다' 등의 단어들이 나옵니다.

과거 사회가 여성에게 여성성을 부여하고 남성에게 남성성을 부여했던 것처럼 지금의 미디어는 'MZ다움'을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20살도,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30살도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모두 MZ세대입니다.

사회는 미디어가 정의한 MZ세대의 특징을 기준으로 'MZ세대니까'라며 기성세대와 다른 특별함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정의와 달리 MZ세대 역시 기존의 세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라온 환경과 사회적 변화 등 다양한 가치의 영향을 받으며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살아갈 뿐입니다.

단순히 어떤 세대, 어떤 나이대에 속한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특정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오해와 세대 간 단절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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