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후학들 모여 '고봉-퇴계' 정신 기려

작성 : 2023-01-08 21:08:15
【 앵커멘트 】
조선유학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고봉 기대승 선생을 기리는 광주 광산구의 월봉서원에서 호남 지역 첫 강학회가 열렸습니다.

강학회는 옛 유생들이 모여 집단으로 공부하던 모임을 말하는데요.

영·호남의 학자와 시민들이 한데 모여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 선생의 사상을 주제로 토론하며 두 성현의 학문 정신을 기렸습니다.

신민지 기잡니다.

【 기자 】
조선 성리학의 대학자, 고봉 기대승 선생을 기리는 광주시 광산구의 월봉서원.

두루마기와 망건을 갖춘 유생들이 제사를 올립니다.

고봉 서세 450주년을 맞아 월봉서원과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의 후학, 시민 등 40여 명이 공부 모임, 강학회를 열었습니다.

옛 유생들처럼 2박 3일간 서원에 머물며 퇴계와 고봉이 8년간 펼쳤던 조선 성리학의 최고 논쟁, '사단칠정' 논쟁을 모두 6회에 걸친 토론 난장으로 재현했습니다.

▶ 인터뷰 : 김경호 / 전남대학교 호남학과 주임교수
- "서원의 기능, 공부하는 기능과 퇴계 이황 선생과 고봉 기대승 선생의 오래된 만남과 교육. 그들이 나누었던 학술 사상 등을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강학회가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고봉과 퇴계가 남긴 편지글과 서적을 원전으로 살펴보며, 두 유학자의 학문적 성취가 상대를 존중하고 생각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토대에서 탄생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광주의 고봉은 출신지역과 26살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당시 '동방의 주자'로 칭송받던 대학자 퇴계와 서로의 사상을 대등하게 논하는 학문적 동반자가 됐습니다.

지역과 계층, 세대, 성별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두 성현의 사려 깊은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인터뷰 : 김병일 / 도산서원 및 월봉서원 원장
- "오늘날 우리가 이것을 되살려 보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작은 차이 때문에 얼마나 큰 벽을 쌓고 반목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습니까. 이런 것들을 좀 없애면서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호남에서 처음 열린 이번 공부 모임은 향후 도산서원과 번갈아 개최되며 영·호남에 고봉과 퇴계의 학문과 정신을 널리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kbc 신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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