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상은 이날 오후 3시 35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 공동 기자회견 등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일본을 방문한 이후 52일 만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어 취임 후 네 번째 만남이기도 삽니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과 분홍색 투피스를 입은 김건희 여사는 기시다 총리 부부를 청사 1층 현관에 나와 맞이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웃으며 기시다 총리와 악수했고, 김 여사와 유코 여사도 악수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대통령실 청사에는 태극기·일장기가 나란히 걸렸고, 레드 카펫도 깔렸습니다.
양국 국기를 든 의장대와 군악대 200여 명도 청사 앞과 잔디마당에 도열했습니다.
두 정상은 잔디마당으로 내려가 나란히 걸으며 육·해·공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외국 정상이 청사 잔디마당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예 쑤언 푹 당시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의장대가 '받들어 총'을 외치자, 윤 대통령은 거수경례했습니다.
이어 일본 국가가 연주됐고, 기시다 총리는 의장대를 향해 목례했습니다.
다음으로 애국가가 연주되자 윤 대통령 부부는 가슴에 손을 올렸습니다.
두 정상은 약 10분의 공식 환영식을 마치고 청사로 들어섰습니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대통령실 1층 로비도 이날 처음으로 외빈에게 공개됐으며, 새로 설치된 6ｍ 길이 미디어월을 통해 환영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은 1박 2일의 실무 방문 형식이지만, 이보다 격을 높여 예우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 3월 일본을 실무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는 등 환대를 표시했습니다.
두 정상은 소인수 회담(39분), 확대 회담(1시간 3분) 등 총 102분간 머리를 맞댔고, 이어 공동 기자회견(36분)까지 포함해 3시간 넘게 용산 청사에 머물렀습니다.
한남동 관저 만찬은 정원 산책을 포함해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도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55년 전 외빈을 맞이하는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지어졌던 곳"이라고 소개했으며, 전국 각지 농수산물을 공수해 만든 전통 한식을 기시다 총리 부부에게 대접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화합'을 상징하는 한국 전통 음식인 구절판을 비롯해 탕평채, 잡채, 한우 갈비찜, 우족편, 민어전, 한우 불고기, 자연산 대하찜, 메밀냉면 등의 음식이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만찬주로는 우리 청주인 '경주법주 초특선'이 준비됐습니다.
사케를 선호하는 기시다 총리의 취향이 반영됐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이어 한남동 관저에 공식 초청된 두 번째 외빈입니다.
만찬에서는 문화, 스포츠 이야기가 오간 가운데 김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이날 진관사 수륙재 의식을 함께 관람한 일도 언급됐습니다.
수륙재는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외로운 영혼에 공양을 드리는 불교 의식입니다.
한일 정상 부부는 수륙재 의식을 진행한 동희 스님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 등을 위해 히로시마를 여러 차례 찾았다는 이야기를 상기하며 환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