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도 되지 않은 이른 시간.
광주의 한 아동병원 대합실이 아이를 업고 새벽부터 '오픈런'에 나선 부모들로 가득합니다.
1시간 대기는 기본, 접수조차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은 뒤에야 할 수 있습니다.
진료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태블릿 PC와 간식은 물론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총출동하는 일도 흔합니다.
아픈 아이 진료 한 번 보는 데 온 가족이 나서야 할 정도로 힘든 겁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년(2018년~2022년) 동안 소아청소년과 병ㆍ의원 617곳이 개업했지만, 폐업한 동네 병원은 662곳에 달했습니다.
소아과의 경우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건 진료비뿐인데, 이마저도 실질적으로 30년째 동결이다 보니 전문의들이 하나둘 소아과를 떠나는 겁니다.
지역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전라남도의 경우 10만 명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가 1.05명에 불과합니다.
광주광역시는 밤 12시까지 진료를 보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진 확충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큽니다.
동네에서 소아과를 찾아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엔 지역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들이 주축인 대한청소년과의사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폐과'를 선언했습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동네 소아과 진료비는 1만 2,000원에서 1만 4,000원 정도"라며 "30년 동안 월급이 안 오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유일한 비급여 소아 예방 접종도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동네 병ㆍ의원 경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최근 회원들을 상대로 미용, 비만ㆍ당뇨, 통증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진료 사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재까지 신청자만 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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