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32명이 오케스트라 단원이면 생기는 일 | 핑거이슈

작성 : 2023-10-20 09:08:12
전교생 32명이 오케스트라 단원이면 생기는 일 |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 | 핑거이슈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 연주.

전남의 작은 시골학교 아이들의 성실함과 열정의 땀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선율,

우린 그걸 ‘기적’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지난 8월, “제6회 대한민국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서 당당하게 금상을 수상한 ‘돌실 윈드 오케스트라’,

전남 곡성군 석곡면에 위치한 석곡중학교 학생들이다.

전국에 내노라하는 학생들이 참여한 이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서 석곡중 학생들의 수상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전교생 33명 중 중증장애를 가진 학생을 제외하고 총 3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오케스트라라,

전체 악기 편성조차 할 수 없어 편곡까지 해가며 대회에 참여 했다.

100명이 넘는 단원을 가진 국내 유수의 오케스트라 운영 학교들 속에서 수상은 꿈에도 생각 못한 일.

그리고 울려 퍼진 ‘금상’ 수상 발표는 석곡중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안겼다.

▲안시은 / 음악 교사
“너무 감동적이었고, 정말 예상을 못해서 그 당시에 저희 학교를 부르자마자 엄청 울었던 것 같아요”

▲김대광 / 곡성 석곡중학교 1학년
“연습할 때는 너무 힘들고 화가 났는데 상을 타고나니까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석곡중학교가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것은 지난 2017년. 

학생들은 매일 아침, 악기를 들고 합주실로 모인다.

자율적인 시간이지만 대부분 전교생들이 함께 모여 화음을 맞춘다. 

학생들에게 오케스트라는 ‘아름다운 선율, 곡의 완성’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합주를 통해 옆 친구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소리를 내는 법을 터득하거나 세기 조정을 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 삶의 태도와 지혜를 배운다.

▲유성우 / 곡성 석곡중학교 교장
“악기가 어렵잖습니까. 중학교 1학년 들어와서 악기를 처음으로 접하고, 어려운 과정들을 이겨내고 결국에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아이들의 자신감과 적극성을 길러주기 위해 시작한 오케스트라 활동.

이제는 아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합주실로 향한다.

성실한 연습은 대회 당일 빛을 발했다.

유독 긴장한 탓에 연주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지만, 누구하나 손가락과 호흡이 꼬이지 않고 곡을 완성해냈다.

▲조영빈 / 곡성 석곡중학교 2학년
“2년 동안 같은 악기를 연주하면서, 실력이 느는 걸 느껴서 보람 있었고,

매주 합주하는 시간 동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격적으로 느껴서 좋습니다.”

기적 앞에는 항상 위기가 찾아오는 법.

당시 대회의 ‘단원 편성 35명 이상’이라는 규정으로, 단원 수 3명이 부족했던 석곡중학교는 대회에 참가가 어렵다는 소식을 받게 된 것.

교장 선생님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를 찾아가 “수상은 바라지도 않으니 참가만 하게 해달라며” 사정 비슷한 설득 끝에,

학생들은 무대 위에 오를 수 있었다.


내년 3학년 11명이 졸업하면 오케스트라 단원 수가 20명 남짓으로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유성우 / 곡성 석곡중학교 교장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것이 쭉 이어졌으면, 지금은 오케스트라이지만 숫자가 줄어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을 경우도 앙상블이라도 해서 학생들이 음악적인 수준을 유지를 하고 자기 인생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 가지고 갔으면”

학생 감원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석곡중을 가득 채우는 학생들의 생기 넘치는 연주는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그럼 오늘 핑거이슈는 여기까지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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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덕기
    이덕기 2023-10-29 07:47:43
    멋져요! 감동기사는 항상 눈물을 나오게 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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